[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가 향후 사업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가 있다는 해외 언론보도가 나왔다.
일본 니케이아시아는 25일 “LG이노텍이 애플과 더 많은 거래를 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은 과거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역사적인 유사점이 있다”며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도했다.
▲ 일본 니케이아시아는 25일 LG이노텍이 향후에도 애플로부터 계속해서 대규모 주문을 받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
LG이노텍은 2021년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판매로 약 11조 원(79억 달러)을 벌어들이며 전체 매출의 약 75%를 애플로부터 거뒀다.
또 올해 7월에는 아이폰 부품 생산 확대를 위해 1조4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애플의 카메라 모듈 주문량은 2021년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 이미지 센서 및 디지털 신호 처리 장치로 구성된 주요 스마트폰 부품이다.
LG이노텍 외에도 일본 샤프, 중국 오필름그룹 등이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하지만 오필름은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크에 오른 뒤 2021년부터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오필름의 공백은 LG이노텍이 메웠다. 일본 샤프는 코로나19로 인해 베트남 공장 생산에 문제가 발생해 생산량을 더 확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애플 판매 비중 확대의 또 다른 이유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중단이다. LG전자는 LG이노텍의 핵심 고객이었지만 2021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LG이노텍은 LG전자의 스마트폰 공장을 인수해 카메라 모듈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LG이노텍의 최근 행보는 애플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재팬디스플레이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던 2015년 애플 제품용 액정표시장치(LCD)를 만드는 1700억 엔(약 1조6897억 원) 공장을 착공했다. 공장 건설에는 애플도 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그해 가을에 출시된 아이폰6s 판매가 다소 실망스럽자 애플은 재팬디스플레이에 공장 건설 중단을 요청했고 재팬디스플레이는 곤경에 빠졌다. 이 공장은 나중에 완성돼 결국 샤프에 매각됐다.
니케이아시아는 “애플은 일반적으로 부품 공급업체를 3개로 나누며 중국 오필름이 남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3의 카메라 모듈 공급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LG이노텍이 애플로부터 계속해서 대규모 주문을 받을 보장이 없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