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 낼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지만 갤럭시S7 시리즈의 흥행효과가 잦아드는 하반기는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서 확실한 실적개선을 보여줘야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하반기 실적개선, 3D낸드와 올레드가 관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지금과 같은 흥행을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서 실지회복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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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사업은 지난해부터 IT기기의 수요부진으로 부품공급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중화권 업체들이 정부지원에 힘입어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LCD패널의 가격하락을 이끌어 1분기에 영업손실을 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가 예상 밖으로 크게 흥행하면서 스마트폰사업의 영업이익이 급증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문의 실적을 만회했다.
하지만 이런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부품사업에서 다시 입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7이 출시되는 3분기부터 삼성전자 IM부문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3D낸드와 올레드의 실적개선으로 이를 빠르게 대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는 경쟁작인 애플 아이폰6S와 LG전자 G5의 판매가 부진하며 이에 따른 반사효과로 프리미엄 수요를 대거 빼앗아 높은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애플 등 경쟁업체가 프리미엄 신제품을 출시해 경쟁이 치열해져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시장우위를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 SSD와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의 수요가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노 연구원은 “3D낸드 분야에서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해 실제로 하반기에 실적개선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향후 성장성을 판단하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은 하반기부터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소폭 악화할 것”이라며 “3D낸드와 올레드패널에서 삼성전자의 과감한 선제투자가 결실을 맺을지가 향후 실적에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 2분기 실적은 호조
삼성전자는 2분기에 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4770억 원으로 기존 예상보다 18% 높였다. 경쟁사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갤럭시S7 시리즈 판매를 위한 마케팅비가 이전보다 훨씬 적게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던 D램 업황부진이 장기화되며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실적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교보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6050억 원으로 교보증권이 종합한 증권가 예상치인 6조 원 후반대보다 크게 높여 내놓았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가가 높은 갤럭시S7엣지 모델의 비중이 50% 이상으로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며 “마케팅비도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2세대 퀀텀닷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TV 신제품 여러 종류를 내놓은 것도 가전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에 비해 불투명한 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은 2분기의 실적개선 기대가 모두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주가흐름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5일 전일보다 2.39% 오른 141만3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