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과 단체협약을 회사에 전적으로 위임했다.
한진중공업 대표노조인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14일 “경기악화와 조선업 불황에 따른 경영위기를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기 위해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전부 위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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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진규 한진중공업 사장. |
노조가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한 것은 한진중공업이 1937년 설립된 이후 8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은 올해 임단협을 노사의 협상없이 타결할 수 있게 됐다.
박찬윤 한진중공업 노무담당 상무는 “자율협약이 체결된 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임직원과 가족들뿐 아니라 한진중공업의 회생을 바라는 지역사회에 노동조합이 희소식을 전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회사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먼저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준 노동조합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에는 기존에 있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와 2012년 출범한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등 2개 노조가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후발 복수노조로 출범했지만 2012년 9월 노동법이 정한 창구단일화를 통해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지위를 확보했다. 현재 한진중공업 전체 직원 657명 가운데 472명(72%)이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2012년에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탈진한 영도조선소를 신뢰와 상생의 노사문화로 정착시켜 위기에 빠진 회사를 다시 살리는데 앞장서겠다”며 회사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해 조선업종노조연대가 공동파업을 선언했을 당시에도 “조선업종 불황은 세계적인 문제로 파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5월 회사의 존속과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자율협약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해 채권단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계에서 노사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사가 살아야 조합원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한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회사와 채권단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물밑 지원과 생산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