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의 물류자회사인 범한판토스가 지난해 LG전자로부터 인수한 물류업체 하이로지스틱스를 합병하며 LG그룹의 유일한 물류사로 거듭나게 됐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물류사업을 일원화한 효과로 시너지를 내며 향후 해외물류 등 신사업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역량을 갖춰 성장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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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혁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부사장. |
범한판토스의 경우 구광모 LG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범한판토스의 물류사업이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10월 같은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로부터 하이로지스틱스의 지분을 전량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올해 8월1일 하이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의 항공과 해상물류를 담당하고 있으며 하이로지스틱스는 육상물류를 담당한다. 두 회사가 하나로 통합하면 LG상사의 물류사업을 효율화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범한판토스는 하이로지스틱스와 함께 LG그룹의 물류창구를 일원화해 물량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해외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범한판토스는 하이로지스틱스 인수 이후 43개 국가에 모두 298개의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 이후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신사업 추진팀을 조직하는 등 물류사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정회씨 일가가 운영하던 범LG가 물류업체로 LG화학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의 해외물류를 주로 담당했다. LG상사가 지난해 5월 51%의 지분을 매입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LG상사는 당시 범한판토스의 인수에 대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신규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887억 원과 영업이익 773억 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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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 상무. |
범한판토스의 성장은 향후 LG그룹의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는 LG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데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 당시 지분매입에 개인적으로 참여해 7.5%의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구 상무가 향후 LG그룹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범한판토스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범한판토스의 지분가치가 오르면 이를 매각해 구본무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LG 지분을 물려받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LG 지분 11.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7.72%, 구 상무가 6.03%로 뒤를 잇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의 물류사업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향후 사업확대로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범한판토스는 LG그룹 후계자가 지분을 보유한 물류회사라는 점에서 의미있으며 향후 기업공개 등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 가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업체”라고 평가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LG상사는 향후 LG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LG상사가 범한판토스를 인수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