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세계 3위 스마트폰업체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오포, 비보 등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중국업체의 급성장으로 출하량에 이어 매출 기준으로도 순위가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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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 |
8일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LG전자가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업체에 한 계단 더 밀려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점유율을 보면 애플이 40.7%로 1위, 삼성전자가 24.1%로 2위를 차지했고 화웨이 6.5%, 오포 4.1%, 비보 2.8%로 뒤를 이었다.
LG전자는 2.7%의 매출점유율로 5위권 밖에서 처음 밀려났다. 중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업체의 공세에 출하량점유율은 일찌감치 밀렸지만 이제 매출점유율에서도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한국과 북미 등 규모가 큰 시장에서 입지를 꾸준히 유지하고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까지 매출 점유율 5위권을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4와 V10의 연이은 판매부진 여파가 이어지고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라인업 ‘P’시리즈를 앞세워 중국 내수시장과 유럽에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신제품 ‘P9’은 독일 카메라 전문기업 라이카와 공동개발한 듀얼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포 역시 스마트폰의 성능을 점점 높여 중국의 프리미엄 수요를 뺏어오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하는 등 기술력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오포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비보 역시 세계 최초로 6기가 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공식 후원사로 제품을 노출하는 등 시장에서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비보는 올해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시장 매출 점유율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이 침체에 빠지며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는 중국업체에 밀려 점유율 확보에 실패할 경우 실적반등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전반적으로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가 높은 인도와 남미 등 신흥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의문을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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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오포와 비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
LG전자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K시리즈와 X시리즈 등으로 재편해 각각 차별화된 가치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반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K시리즈는 저가에 프리미엄급의 사용자경험을, X시리즈는 듀얼카메라와 별도 스크린 등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되는 기능을 탑재해 시장에서 차별화한 제품”이라며 “세계 여러 국가로 출시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점유율 회복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판매확대에도 아직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G5와 연계할 수 있는 주변기기 ‘프렌즈’ 시리즈 역시 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중저가와 고가 제품을 모두 출시하며 약진하고 있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성능과 가격을 넘어 LG전자의 브랜드가 갖춘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세계 소비자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