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물류사업를 분할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고려해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SDS가 사업분할을 한 뒤 미래의 기업가치를 놓고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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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적분할을 실시하는 방향이 유력하다”며 “물류사업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는 삼성SDS가 물류사업부문 또는 IT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두며 향후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와 각각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는 만큼 삼성그룹이 계열사 재편을 놓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인적분할해 별도 회사로 신규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들이 양쪽 회사에서 현재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어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류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두게 되면 다른 계열사에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그룹이 삼성SDS의 물류사업을 분할한 뒤에도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각 사업부의 독자생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은 물류사업을 삼성물산과 합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은 여전히 폭넓게 존재한다.
삼성물산의 상사부문과 삼성SDS의 물류사업을 합병하게 되면 물류부문을 일원화해 효율화할 수 있고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6월3일 삼성SDS와 합병을 부인했지만 3개월 뒤부터 입장을 바꿔도 공시번복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삼성물산과 합병이 상당히 유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분리한 뒤 기업가치를 놓고 증권사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SDS의 IT사업부문이 독자생존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삼성SDS의 IT사업부문은 시장침체와 기업들의 IT서비스 투자축소로 수년째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SDS 역시 그동안 성장동력으로 물류사업부문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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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
삼성SDS는 올해 최초로 부문별 사장체제를 도입하며 홍원표 솔루션부문 사장이 이끄는 솔루션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의 특성상 이른 시일 안에 눈에 띄는 실적을 내기는 어렵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물류사업이 없는 삼성SDS는 사업적 측면에서 그저 그런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성장성 부재의 돌파구로 물류사업을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무색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SDS의 상황에서 주가의 흐름을 예측한다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라며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현금보유량이 2조 원 정도로 충분해 인수합병 등 성장을 위한 공격적 전략을 추진할 역량이 충분하다”며 “기업분할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