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남아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금리 인상의 폭과 크기를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경제상황이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크플레이션으로 보기 이르다고 했다.
이 총재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0.3% 정도로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소비가 늘어 0.7%로 나왔다”며 “아직 국내 경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내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은 아직까지 지켜보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금 확답하기에는 조금 일러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이 서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의 실질소득이 더 떨어지고 뒤에 잡으려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정말 어두운 마음으로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오름세 심리를 꺾는 것이 거시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이 2∼3%면 국민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가속된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