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8-01 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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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이 새로 내놓을 중간요금제를 놓고 '요금인하 시늉만 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크게 10GB와 100GB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양극화된 현재 5G요금제 체계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개선하는데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거세다.
▲ SK텔레콤은 중저가 5G요금제를 추가했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올해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2022에 참가한 SK텔레콤의 전시부스모습.
1일 통신업계 안팎의 말을 들어보면 SK텔레콤이 5일부터 새로 내놓는 대표적 중간요금제 상품(24GB-5만9천 원)의 1GB 단위당 가격이 여전히 고가요금제보다 훨씬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24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 상품의 1GB 단위당 가격은 2483원인데 1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627원로 4배 가까운 격차를 보인다.
기존 11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110GB 요금제 사이 가격차인 8배와 비교하면 반으로 줄었지만 고가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는 경향은 여전한 셈이다.
경쟁사를 의식해 SK텔레콤이 이번에 중간요금제와 함께 새로 내놓는 최저가 상품(8GB-4만9천 원)의 1GB 단위당 요금은 무려 6125원으로 110GB 제공 상품과 10배 가까운 격차가 난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가 요금 인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도입이 5G 고객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가요금제와 사이 데이터단가 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이 이번에 내놓은 5G요금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가 사실상 한 종류밖에 없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다.
SK텔레콤은 새 요금제 개편에서 모두 5종의 새 요금제를 내놓는다. 이 가운데 온라인전용몰 T다이렉트샵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5G요금제가 2종이고 경쟁사를 의식해 내놓는 최저가상품과 9만9천 원 무제한 데이터 상품이 각각 하나씩이다.
중간요금제를 소개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기존 10~110GB 사이의 중간은 50GB대여야 하는데 왜 24GB냐’, ‘상위 1% 데이터사용 고객은 빼면서 왜 하위 1% 데이터사용 고객은 빼지 않고 24GB를 중간으로 설정하느냐’, ‘LTE고객으로서 월 5만 원에 40~50GB를 준다고 하면 5G로 넘어가겠는데 24GB라면 굳이 넘어갈 이유가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를 인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이번 요금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7월29일 브리핑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5G요금제가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다만 요금제를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통신사들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의 이용패턴이나 니즈(수요)를 고려해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와 관련한 시장 반응을 고려해 8월 중으로 새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비교해 중간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용량을 늘리거나 데이터 구간을 세분해 앞으로 통신사 사이에 중간요금제를 놓고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기정통부 홍진배 실장도 "KT와 LG유플러스가 요금제에 좀 더 다양하게 접근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