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7월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프렌드쇼어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점을 두고 중국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전 세계 주요 산업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는 시도는 불가능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20일 “미국이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 등 핵심 첨단 산업에서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새 무기로 프렌드쇼어링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장관이 19일 연설에서 언급한 프렌드쇼어링은 핵심 공급망을 자국에 구축하는 ‘온쇼어링’과 '리쇼어링'에서 한 단계 나아가 동맹국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반도체와 같은 주요 공급망을 완전히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일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과 더 힘을 합치는 방식으로 안정적 수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가 가운데 하나로 언급하면서 프렌드쇼어링을 통해 지정학적 및 경제적 리스크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완화에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포천은 미국 정부의 이런 시도가 결국 중국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는 동시에 한국을 대상으로 무역 협력을 확대해 대안을 찾으려는 목적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이 현재의 시장 지위를 이용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거나 미국 경제를 악화시키려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상 중국을 점진적으로 글로벌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자연히 중국에서는 미국이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통해 한국과 ‘밀월’을 강화하는 일을 두고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국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 한국과 독점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산업 특성상 전 세계 차원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인 만큼 중국을 완전히 공급망에서 밀어내려는 미국의 시도는 ‘미션 임파서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대형 전자업체 관계자가 “중국은 세계 공급망에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시도가 중국사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전했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통한 중국의 세계 공급망 고립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술 전문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옐런 장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 한국을 찾아 이런 발언을 내놓은 점은 오히려 미국의 중국 고립 시도가 효과를 보지 못 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업 등 주요 산업 공급망에 완전히 통합되어 왔다”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공급망에 의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