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가 사이버보안 관련 역량을 대외적으로 알리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박진효 대표이사가 올해 실패했던 SK쉴더스 상장을 내년에 다시 추진할 때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쉴더스는 22일 서울 종로에 있는 광화문빌딩에서 2022년 상반기에 나타난 주요 사이버 보안위협 사례와 향후 전망을 공유하는 미디어세미나를 열어 기업 관련 보안위협 요소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대응할 패치가 나오기 전에 빠르게 사이버공격을 진행하는 '제로데이 취약점', 일반인의 위탁을 받아 시스템을 막고 이를 인질심아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인 '서비스형 랜섬웨어'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공공기관이나 은행 등에 서비스장애를 발생시키는 사이버공격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코로나19도 잠잠해진 만큼 이번 행사 이후 앞으로도 기업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자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력 물리보안사업 외에 사이버보안사업 비중을 높이려는 박진효 대표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버보안 위협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 기업고객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SK쉴더스는 2021년 3월 물리보안사업 기반의 ADT캡스와 국내 1위 사이버보안 역량을 보유한 인포섹이 합병해 출범했다. 그런 만큼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 사업 확대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K쉴더스는 국내 최대 규모인 110명의 화이트해커(보안 취약점을 연구해 해킹을 방어하는 사이버보안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사이버보안 관제센터인 시큐디움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국내 최고의 사이버보안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큐디움센터는 36명의 직원이 주야 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내내 외부위협요소를 탐지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맞춤형 보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쉴더스는 올해 상반기 보안위협이 급증한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도 "아직 자체 보안솔루션은 없지만 컨설팅을 통해 금융회사에 적합한 외부 보안솔루션을 적용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쉴더스는 이날 미디어세미나에서 사이버보안사업 관련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SK쉴더스 고위 관계자는 “전세계 어느 사이버보안업체와 견줘도 뒤쳐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5월 SK쉴더스는 세계 13개국에서 가입자 2억4천만 명을 둔 도이치텔레콤의 보안자회사 도이치텔레콤시큐리티와 협력하기로 하며 해외 고객 확보를 위한 토대를 닦아 두었다.
박 대표가 이처럼 SK쉴더스의 사이버보안업체로서 색깔을 강화하는 것은 물리보안업체라는 기존을 틀을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사이버보안업체로서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향후 재상장을 추진할 때 기업가치를 높일 요소가 될 수 있다. 사이버보안분야 성장성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보안시장 규모는 2020년 1500억 달러(180조 원)에서 2028년 3600억 달러(440조 원)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쉴더스는 애초 올해 5월 코스피 상장 절차를 진행하다가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SK쉴더스가 상장절차 내내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에 시달린 점을 상장 철회의 이유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SK쉴더스는 국내 1위 물리보안업체인 에스원의 뒤를 이은 2위 물리보안업체인데 공모가 설정에서 에스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원했다는 것이다.
2022년 1분기 SK쉴더스의 매출을 살펴보면 물리보안매출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사이버보안(18%), 융합보안(17%), 안전/케어(4%)가 뒤를 이었다.
박 대표는 현재 현금창출원인 물리보안사업을 기반으로 사이버보안, 융합보안(물리보안+사이버보안) 등을 신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올해 4월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버보안 등 3대 성장사업을 확대해 2025년까지 이들 사업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보안업체를 인수합병해 기술력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까지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비록 SK쉴더스의 올해 상장은 무산됐지만 재무체력이 갖춰진 만큼 박 대표가 글로벌 클라우드 보안업체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SK쉴더스는 2022년 1분기 매출 3998억 원, 영업이익 321억 원을 올렸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558억 원이나 보유하고 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을 할 수도 있고 지분교환 또는 지분투자를 할 수도 있다”며 “현재 적절한 인수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