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천 대표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세계 최대 비영리 의료기관 메이요클리닉을 방문해 황태현 교수를 만났다. 천 대표가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올해 초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천 대표와 황 교수는 암 치료와 관련한 다방면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협력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신약개발의 주요 방법론으로 떠오르는 인공지능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종양, 심혈관 질환 등과 관련한 치료법을 개선하기 위한 기계학습(머신러닝)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인하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바이오기업 제넨텍, 미네소타대학교,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의료센터 등을 거치며 연구하다 2016년 말 비영리 병원 클리블랜드클리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1년 데이비드 왈드 클리블랜드클리닉 교수, 한남식 캐임브리지대학교 교수 등 석학들과 함께 인공지능 기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큐어에이아이(KURE.AI)를 창업했다. 큐어에이아이는 단기간에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기술을 기반으로 혈액암, 고형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
황 교수는 2021년 10월 메이요클리닉으로 이동해 인공지능학과에서 일하면서 암 치료에 최적화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암 치료를 위한 표적을 발굴하고 있다.
천 대표가 이끄는 CJ바이오사이언스도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황 교수의 전문분야와 교집합이 있다고 볼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대량의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 데이터베이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정밀 분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무수한 마이크로바이옴 균주 가운데 치료 효능을 보유한 균주를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는 정밀 분류 플랫폼으로 발굴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후보물질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천 대표는 올해 1월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식에서 “2025년까지 후보물질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해 '글로벌 넘버원 마이크로바이옴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천 교수의 창업기업으로 앞서 천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지난해 CJ제일제당에 인수되며 새출발했다.
천 대표는 이번 미국 출장에서 황 교수와의 만남 이외에 미국 미생물학회 참석, 미국 자회사 이지바이옴(EzBiome) 방문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