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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와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이 봄 정기세일에 들어간 3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손님들이 세일 품목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
백화점 업계가 변신에 한창이다.
백화점들은 이제 예전처럼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색적인 매장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의 시선을 적극적으로 붙잡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활성화로 백화점의 위상의 예전만 못하게 되면서 백화점들이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창원점에 만화방 ‘카툰공감’을 새로 열었다. 카툰공감은 만화도 보고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인데 매장면적이 506㎡(153평)에 이른다.
백화점 안에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카툰공감에는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코믹버전부터 여성 고객들을 위한 순정만화까지 약 2만권의 만화책이 구비돼 있다. 기존 만화방과 같은 소파형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나만의 힐링공간도 갖춰져 있는데 파스타, 피자,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이곳을 찾은 한 여성 이용객은 “쇼핑을 지루해하는 남편을 잠시 위로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며 “창원점 외에도 더 다양한 점포에서 이런 시설이 입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3월 홍대인근에 젊은층들을 위한 패션 전문 미니백화점 ‘엘큐브’를 열었는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매장에는 화장품과 영패션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21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의 백화점은 고객을 먼저 찾아가기보다 기다리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반면 이번에 오픈한 엘큐브는 젊은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안으로 홍대 부근에 2호점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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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의 패션전문점 '엘큐브 홍대점'. |
롯데가 특정 계층을 파고 드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신세계그룹은 판을 더 키우는 쪽을 선택했다.
신세계는 9월 경기도 하남시에 쇼핑과 여가 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초대형 테마파크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을 선보인다.
규모는 연면적 45만9498㎡(13만8900평, 지하 4층~지상 4층)에 부지면적 11만7990㎡(3만6천평)로 국내 최대 규모다. 여기에는 총 1조 원이 투자되는데 방문한 고객이 하루종일 머물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게 신세계의 ‘작전’이다.
기존처럼 단순히 쇼핑하고 먹고 마시는 차원이 아니라 일상을 벗어나 가능한 한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게끔 콘텐츠, 인테리어, 동선 등 모든 요소를 정교하게 꾸미겠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백화점이 야구장, 놀이공원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고 평소 말하곤 했다.
현대백화점은 ‘예술’로 고객들을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4일부터 26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제1회 코리아 패션&아트페어’를 진행한다.
행사기간 중 회화, 조각, 주얼리, 설치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30명의 작품 1500여점이 1층 광장에서부터 백화점 곳곳에 전시된다. 안종연, 정광식, 국대호 등 해외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백화점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작품 전시와 함께 작가와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간의 협업 한정상품도 선보인다. 각층별 행사장에서는 손정완, 호미가, 성진모피 등 10개 국내 의류패션 및 리빙 브랜드가 국대호 등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핸드백, 지갑, 구두 한정품 소량을 선착순 판매한다.
백화점은 이런 ‘변신’은 매출 뒷걸음질에서 탈피하기 위한 ‘자구안’으로 보인다.
지난해 편의점 소매판매 규모는 16조5207억원으로 2014년보다 29.6% 늘어났다.
반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등 각종 소비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판매액은 29조2023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0.4%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