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효자 브랜드도 매각할까?
킴스클럽 매각이 지연되면서 이랜드그룹이 신용등급 강등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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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이랜드그룹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채무 비중이 높은데 만기를 연장하려면 신용등급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여성복 브랜드 티니위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티니위니는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에 속한 여성복 브랜드인데 지난해 4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매각가로 최대 1조 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티니위니 매각은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의 매각까지 고려하는 것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2일 채무 상환능력 악화를 이유로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이랜드파크는 BBB에서 BBB-로 각각 하향조정 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조만간 이랜드그룹에 대한 정기 신용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이랜드그룹이 가시적인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나이스신용평가와 마찬가지로 다른 신용평가 업체들도 이랜드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단기차입금 규모가 크다“며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기존 채무의 만기를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 브랜드 매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부채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조3728억5100만 원인데 이 가운데 3조2297억 원가량이 단기차입금 및 사채다. 단기차입금이란 대차대조표의 작성일(결산일)을 기산일로 하여 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이랜드그룹이 티니위니 매각카드를 꺼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티니위니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법인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실제로 티니위니 브랜드를 매각할 경우 기업가치가 손상돼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자금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란 상장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티니위니가 매출이 높은 것은 맞지만 티니위니 브랜드 하나가 없다고 해서 중국법인의 기업가치에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며 “이랜드는 중국에서 수많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뉴발란스, 스코필드 등의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