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파가 글로벌 반도체기업 실적에 직격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도 PC와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12일 증권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PC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반도체기업 실적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4월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3월보다 41% 감소하는 등 최근 4개월 연속으로 PC 출하량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씨티그룹은 중국 쿤샨과 상하이 등 지역에 밀집된 노트북 생산공장이 4월에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조치에 따라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다는 점을 출하량 감소에 핵심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연초부터 PC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영향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소비자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씨티그룹은 “세계 PC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며 “부품 공급망 차질과 물류난 등 사태도 PC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바라봤다.
PC용 CPU시장에서 1분기 기준으로 각각 82%와 18%의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인텔과 AMD가 이런 시장 변화에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업체로 지목됐다.
인텔과 AMD는 PC용 CPU 판매량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PC 수요 감소가 실적과 주가에 직격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PC용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도 PC시장 위축에 따른 악영향을 피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인텔과 AMD의 신형 CPU에서 지원하는 새 규격의 DDR5 D램 출하량이 동반 감소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PC용 반도체 수익성 하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아직 코로나19 봉쇄조치를 완전히 풀지 않았고 현지에 있는 PC 생산공장뿐 아니라 스마트폰 생산공장도 가동을 축소하거나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는 사례가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PC에 이어 스마트폰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 감소에 따라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중국 정부는 현지 제조업 위축에도 강경한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고수하며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봉쇄 지역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계 반도체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중국의 제조산업 위축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중장기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최근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내고 “소비자용 전자제품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 봉쇄조치로 현지 제조기업들의 전자제품 생산량도 줄어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