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05-10 09: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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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기술주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고 낙폭 과대 종목에 투자하는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급락한 것은 비단 금리와 물가 때문은 아니다”며 “기술주는 앞으로도 높은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으로 주가 하락폭에 기댄 저가매수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올해 들어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는데 거시경제 측면의 악재인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우려 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거시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기술주의 성장성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점,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을 지나며 기술주 경쟁이 더욱 심화했다는 점 등도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며 기술주 상장이 크게 늘어난 점은 기술주 주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시장에 기술주 주식이 대거 상장됐는데 이것이 향후 기술주가 대면할 진짜 고비”라며 “기술주 투자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의 공급 과잉은 당분간 시장의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가 크게 늘었는데 테크, 미디어엔터, 헬스케어, 경기소비재 관련 종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분야의 종목이 미국 전체 기업공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대 35%에서 2020년 이후 58%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상장된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이익을 발생하지 못해 가격 부담이 높다”며 “업황이 좋은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업황이 좋지 않다면 시장 점유율 확보 과정에서 비용 증가와 함께 이익 후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제는 저가매수가 가능한 지점까지 기술주 주가가 하락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기술주를 억누르는 문제는 비단 거시경제 측면의 악재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기술주 투자 과정에서 종목 선별과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기술주 가운데 차별성을 지닌 종목을 선별하는 조건으로는 △높은 진입장벽을 지닌 기업 △이익 개선세가 유지되는 기업 △현금흐름이 단단해 차입비용 부담이 적은 기업 △기업가치 부담이 낮은 기업 등이 제시됐다.
개별 종목으로는 브로드컴, 시스코시스템즈, 컴캐스트, 퀄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마이크론, 램리러치, 마이크로칩, 핀두오두오 등이 나스닥기업 가운데 이익 모멘텀을 지닌 동시에 현금 창출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분석됐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