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ESG 브랜드 슬로건 ‘YES, DGB’가 적힌 판을 들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도 최근 들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강화에 부쩍 힘을 주고 있다.
지방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조직규모가 크지 않고 예산 등에도 한계가 있어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각자 원하는 바가 있어 ESG경영에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9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최근 JB금융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각 계열사는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참여하지 않고 같은 목적의 특수목적회사(SPC) 발행 채권과 일반 채권의 인수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선언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대출 및 투자 등 지속가능금융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DGB금융그룹은 3일 ESG 브랜드 슬로건으로 ‘YES, DGB’를 정했다. 지속가능경영을 목표로 ESG실천 의지를 담았다고 DGB금융그룹은 설명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ESG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며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SG경영을 위한 내부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6일 창립 11주년을 기념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BNK금융그룹은 지역기업의 필요에 부응하면서 ESG금융에서 역할을 키우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주요 기업고객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제조 중소기업들인데 철강, 화학, 석유업종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이 다수다.
이런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비교해 생산 활동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부담이 크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2021년 6월 ESG경영 선포식에서 “동남권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서 지역의 그린뉴딜과 친환경 사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기후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방금융지주 3곳은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는 목적 외에 제각각 다른 효과도 기대하며 ESG경영 강화에 힘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ESG경영 강화 행보에는 외형 성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 유입 및 주가 상승 등을 이끌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오 DBG금융지주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저축은행 등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전략을 추진하려면 아무래도 외부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크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도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은 뒤 사업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은 아직 내부등급법 이전 단계인 표준등급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게 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하면서 자본 여력이 한층 확대된다.
JB금융지주는 다른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해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김기홍 회장은 4월 JB금융그룹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여해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다”며 “올해는 예년과 비교해 훨씬 더 적극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SG금융 확대는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원화된 ESG 평가지표가 없어 객관적 기업의 ESG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 ESG 공시제도가 국제 기준에 맞게 표준화되면 ESG 성과가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규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의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를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기준 표준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재단은 올해 3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초안을 발표했으며 올해 말 최종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