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메리츠증권의 올해 실적전망과 관련해 1조4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 메리츠증권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8천억 원대로 잡았는데 이번에 1분기 깜짝실적을 반영해 1조 원대로 대폭 올렸다.
BNK투자증권도 메리츠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800억 원에 1조120억 원으로 높여잡았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769억 원, 순이익 282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32.4%, 순이익은 33.4%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분기기준 3천억 원을 돌파하며 시장 예측치(1850억 원)의 2배를 웃돌았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적이 증권업계가 지난해와 비교해 현저히 감소한 실적에 울상짓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깜짝실적이기 때문에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은 56.8%, 순이익은 60.3% 각각 줄었다. KB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7.8%, 47.9% 감소했고 신한금융투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2.0%, 37.9% 줄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5.71%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13.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의 깜짝실적의 배경에는 리테일이 아니라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져왔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평균 거래대금 감소에도 메리츠증권의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아 손익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IB수수료 증가가 지속되면서 수수료이익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세일즈&트레이딩(S&T)부문에서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관리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품 및 기타손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도 실적성장을 이끌었다.
이런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증권업계 현역 최장수 CEO(최고경영자)로서의 최 부회장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이 5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을 14.6%나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아쉽게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 원에 다소 못 미치는 9489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가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는 등 호황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규모가 큰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진짜 실력은 올해부터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메리츠증권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펀더멘탈(기초체력)을 높이는 일은 최 부회장의 중장기적 과제로 꼽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여전히 채무보증 확대 여력이 제한적이고 대출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지속가능한 이익 체력이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시장 침체로 인한 리테일 수익은 조금 감소했지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으며 그 외 다른 사업부문에서는 선방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우량사업 발굴 및 지속 가능한 사업기회를 선점하고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재활용시설 등 새로운 영역 투자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