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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건한 뒤 내디딘 첫걸음은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가 일단락되자마자 주력 계열사들을 직접 챙겼지만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모두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두 회사 모두 체질개선을 위한 성장통을 단단히 앓고 있다.
◆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양대 축 흔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대폭 줄면서 박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금호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6%나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가 24%, 넥센타이어가 13%씩 영업이익을 늘리며 선전한 점과 대조된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1분기에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박 회장이 6년여 만에 그룹을 되찾은 뒤 처음으로 받아든 성적표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금호산업 채권단과 지분 인수계약을 맺자마자 계열사 경영을 직접 챙겼다. 기업들이 보통 12월에 이듬해 계획을 보고하지만 박 회장은 10월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금호산업의 2016년 경영계획과 목표를 보고받았다.
박 회장은 그 뒤 아시아나항공에서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했고 올해 초에 영업통 이한섭 사장을 금호타이어 사장에 앉히며 실적개선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이윤경영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이윤 극대화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기필코 달성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자”며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이윤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윤이 나지 않는 건 과감히 정리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 체질개선 위한 과도기 지나면 실적개선 기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지난해 내내 성장통에 시달렸다. 노사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그 영향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져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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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 |
그러나 이한섭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한 뒤 2주 만에 첫 과제였던 금호타이어의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수완을 보여줬다.
2분기부터 미국공장 가동도 본격화하면서 실적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사장이 해외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올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내부의 기대감도 높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2분기에 북미 신공장 완공에 따른 생산능력 증대, 추가공급 물량 확보와 수주 확대 등으로 매출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북미는 매년 전세계 타이어 생산량 가운데 20% 이상이 소비되는 세계 최대의 타이어시장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력과 노선, 영업망을 감축 및 재배치하는 등 비용 절감에 온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올해 하반기에 출범하는 에어서울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에어서울에 수익성이 높지 않은 노선을 넘겨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단기적 처방이 아닌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라며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한동안 성장통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나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유일하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금호산업은 1분기에 영업이익 96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1분기 신규수주 규모도 7381억 원에 이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내실경영에 집중한 결과 양호한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업가치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