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고액 연봉을 받은 것과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조금 송구스러운 면은 있다"면서도 "공적으로 여러 직책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사람이 민간에 가서 이해충돌이나 전관예우가 아니고 국가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5월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제가 김앤장에 간 이유는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제가 한 일이 공공적 요소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2019년 홍콩 라운드테이블이었다"며 "한국의 재벌정책, 경제정책, 외교안보 정책, 국민연금이 재벌에 어떤 정책을 펼지를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김앤장에 근무할 때 전관예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제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바가 없다"며 "전관예우나 이해충돌 문제가 일어난다는 건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가 2014년 정부와 론스타 사이 국제투자분쟁 소송 때 론스타에 유리하게 진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당시 한 후보자는 '한국 사회는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 정서가 너무 강하다. 국회 언론 매체가 모두 외국자본에 지나치게 국수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자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있다"면서도 "론스타와 전혀 관련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제가 부총리로 재직할 때 출입기자들과 등산을 다녀오면서 'FTA(자유무역협정)도 해야 하고 여러 과제가 있는데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데 저항이 많다'는 고민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차 소송에서 론스타가 해석한 것이 틀렸다는 것을 조목조목 반박했다"며 "론스타는 제가 얘기한 일부분을 갖고서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 배우자인 최아영씨의 그림을 사들인 부영주택이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에 주미대사였던 한 후보자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두고는 "(부영주택과) 전혀 접촉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것이 주미대사의 역할이 아니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요청이 있으면 도울 수 있으나 부영주택은 단 한 번도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부영주택은 2012년 개인전에서 최씨로부터 그림 3점을 23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주택은 회사 자금으로 그림을 구매했으며 당시 최씨의 사촌오빠가 회사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것이 구매의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한 후보자의 자택을 거액의 월세로 임대했던 미국 기업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는 "황당하고 터무니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자는 "절대로 그 기업들에 특혜를 주거나 관련 회사 책임자들을 만난 적이 없다"며 "당시 종합소득세도 철저하게 다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월세가 지나치게 고액이라는 지적에는 "그쪽에서 제안한 금액이었고 협상하지도 않았다"며 "그쪽이 제시한 조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사는지 알지도 못했고 이후 저분들(기업들)이 한국에서 활동한 것을 놓고 특혜를 줬다면 저는 이미 해고됐거나 감옥에 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 후보자는 1989년부터 약 10년 동안 서울 종로구 소재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인 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인 모빌사의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월세를 내줬다. 이 기간 받은 임대료는 6억2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