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반도체산업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국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반도체 독립을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미국은 이를 견제하고자 중국을 뺀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구상하며 2018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여파는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전 세계 주요 업종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분야를 재건하기 위해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와 반도체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도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뒤에는 모호한 중립 유지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서로 우리나라가 자신들과 직·간접적으로 함께하기를 요청하고 있으나 재편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심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동맹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동맹 불참 땐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번성하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도 1980년대 중반 미국의 조치로 쇠퇴하기 시작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