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에게는 실적 확대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외국인투자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수출비중이 높고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을 대상으로는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265.2원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당 126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서도 좀처럼 상승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통화 긴축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안전자산인 달러를 향한 선호심리가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 측면에서 환율 상승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을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주식 매도 후 달러로 바꿀 때 환율이 오른 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최근 투자 규모가 줄었다고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는 여전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의 지분을 들고 있는 큰손으로 여겨진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691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19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볼 수도 있는데 기초체력를 갖추고 환율 기대감까지 지닌 기업을 향해서는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아가 대표적이다. 외국인투자자는 27일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기아 주식을 가장 많이 담았다.
기아는 1분기 차량용반도체 부족 상황에도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기아는 앞으로도 환율 효과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지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 때 외국인투자자가 매입하는 중소형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가 나오는 국면에서는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낸다”며 “또 환율 상승세가 지속한다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