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ESS(에너지저장장치)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위한 수주 경쟁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인도네시아 현지언론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루후트 빈사르 판다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현지시각으로 26일 미국 텍사스를 방문해 일론 머스크 CEO와 직접 만났다.
머스크 CEO는 판다이탄 장관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테슬라의 ESS 및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약 1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 투자 계획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었지만 최근 이를 위한 협상이 결렬됐다는 현지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공장 유치를 원했지만 테슬라는 ESS 공장 설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3월 언론보도를 통해 테슬라가 공장 투자를 위해 요구하는 조건이 지나치다고 밝히는 등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판다이탄 장관과 머스크 CEO가 직접 회동을 진행한 것은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생산투자 계획이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는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
한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머스크 CEO를 직접 만나게 돼 좋은 날이었다”며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 CEO가 인도네시아 전기차산업 성장에 낙관적 시각을 보였다며 이날 회동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많은 기술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와 ESS에 쓰이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광물 매장량이 풍부해 생산 투자를 벌이기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현대자동차와 합작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CATL도 최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두 배터리회사가 모두 테슬라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에 테슬라의 공장 설립이 추진된다면 배터리 공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가 ESS 및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면 이미 현지에서 충분한 인프라 및 공급망을 확보한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테슬라가 풍부한 니켈 자원을 갖춘 인도네시아와 협력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