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팬데믹(질병 확산)이 시작된 지 약 2년이 지났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다양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곧 백신 개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등 백신기업이 ‘국산 1호 백신’의 후보로 꼽힌다.
▲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왼쪽)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안에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임상3상을 승인받아 백신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모두 임상1상~2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용화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중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출시에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 쪽으로 판단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자체 코로나19 백신 ‘GBP510’에 관한 국내 임상3상을 시작한 뒤 대상자 투약을 모두 마쳤다.
임상 대상자의 검체 분석을 맡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IVI)는 4월 초 검체 약 4200건에 관한 분석을 완료해 결과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전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안에 국내에서 GBP510의 신속허가를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해외 임상3상에도 속도를 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등 코로나19 백신의 해외 출시를 위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상반기 안에 유럽의약품청(EMA)에 GBP510의 신속 승인을 위한 서류를 제출한다.
유바이오로직스 역시 코로나19 백신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EuCorVac-19)’를 개발하고 있다.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코백-19의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빠르면 4월 안에 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등에서 다국가 임상3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임상에서 충분한 안전성과 약효가 확인됐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만큼 새 백신의 효능과 별개로 사업적인 가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떨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 18세 이상 인구 74.0%가 코로나19 3차 예방접종을 마쳤다. 1차 접종만 받은 18세 이상 인구는 97.2%에 이른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출시되는 백신에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코로나19 백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3월 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GBP510의 시장 점유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GBP510이 세계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도 같은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바이오리더스클럽' 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충족 수요는 여전히 크다”며 자체 백신의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35.2%는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조차 받지 못했다. 이들 대부분은 저소득국가의 국민들로 파악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GBP510과 유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는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백신 유통환경 구축이 어려운 저소득국가에서는 합성항원 백신이 유용하다.
합성항원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바이러스 항원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영하 수십 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과 달리 상온 2∼8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백신 보관기한도 비교적 긴 편이다.
인플루엔자 백신, B형간염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을 통해 오랫동안 검증된 방식이라 안전성에 관한 우려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