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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환경연합 등 지역 시민·시민단체들이 16일 전주 롯데마트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유해물질 함유 논란을 빚고 있는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대형마트의 판매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할 당시 책임자들은 모두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기업들은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16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용마산업사 대표 김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1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본격화한 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제품과 관련한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용마산업사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조한 기업이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유해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용마산업사가 독성물질을 포함한 살균제 제조방법을 자체적으로 파악한 것인지 용역을 받으면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게 넘겨받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파헤쳤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가습기살균제 제조 과정에서 직접 관여해 유해성 검사를 생략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두 회사 모두 관계자에 대한 직접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될 당시 관련 임직원들은 모두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책임소재와 검찰이 지목할 수사대상을 놓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6년 제품을 판매할 당시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가 회사를 이끌었으나 이 전 대표는 200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은 롯데그룹을 완전히 떠났다.
홈플러스는 2004년 제품을 판매할 당시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었는데 그는 2014년 홈플러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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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왼쪽)와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 |
이철우 전 대표와 이승한 전 회장이 모두 70대의 고령이기 때문에 검찰이 강도높은 수사를 하기에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옥시는 물론 국민안전을 등한시한 정부와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추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며 “회사를 떠났어도 당시에 직접 관여했던 책임자에게 검찰이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옥시가 PHMG를 사용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출시하자 동일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지 외부 컨설팅 업체에 사업타당성을 의뢰했다.
그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PB(자체브랜드)상품으로 ‘와이즐렉가습기살균제’와 ‘가습기청정제’를 판매했다. 이 제품으로 롯데마트가 41명(사망 16명), 홈플러스가 28명(사망 12명)의 폐손상 사상자를 냈다.
검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자체적으로 PB상품을 기획하는 부서를 두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별도의 회사에 외주를 줘 전반적인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법적 책임의 무게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