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이 MZ세대와 눈맞추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20~30대조차도 은행앱을 어렵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은행들은 고객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편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6일 포스텍에서 열린 'e스포츠 콜로세움'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
특히 MZ세대가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업체들이 내놓는 플랫폼과 서비스에 친숙함을 느끼며 몰려가는 현상이 나타나자 은행권에 미래 잠재고객들을 새로운 경쟁자에게 뺏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강화행보를 보여왔지만 아직까지 MZ세대 고객들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은행앱 친숙도와 관련해 '다른 앱과 달리 바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20대 36%, 30대 28%로 젊은층에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활용도 측면에서도 '늘 쓰는 기능과 메뉴만 활용한다'는 응답이 20대에서 63%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모두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강화를 외치고 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MZ세대의 눈높이에서는 아직까지 갈길이 먼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기술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은행들이 MZ세대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다보니 MZ세대의 눈높이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토스나 카카오뱅크 등에게 미래 잠재고객을 빼았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눈높이를 MZ세대에 맞추면서 실질적 변화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e스포츠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젊은 문화'를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6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POSTECH)에 e스포츠를 즐기며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스포츠펍 'e스포츠 콜로세움' 개관을 지원했다.
국내 대학에서 최초로 문을 연 e스포츠펍은 전세계 대학생 5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메타버스 시설이기도 하다.
해당 시설의 준공식에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직접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 행장은 "e스포츠에 기반한 학생들의 놀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산학연계 차원의 마케팅이 아니라 e스포에 대한 우리금융그룹의 관심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3월에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한국e스포츠협회와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나와 e스포츠 지원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부터 우리은행은 모든 팀원이 MZ세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인 'MZ마케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역시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젊은 층에 인기가 있는 상품 등을 앞세운 '하나머니 오픈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에도 하나원큐를 통해 넷마블과 공동개발한 모의투자게임 ‘투자의 마블’ 서비스, 아마추어 게임대회인 하나원큐 집롤대회, 적립식 투자인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를 여는 등 MZ세대와의 소통강화에 꾸준히 나서왔다.
KB금융그룹은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를 잡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대표앱 'KB스타뱅킹'의 앱경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설된 고객경험디자인센터와 디지털콘텐츠센터를 통해 MZ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고객경험과 콘텐츠 개선을 이뤄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3월에는 신설된 두 센터가 함께 모인 업무공간인 'D-스퀘어'를 여의도 본관에 열고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