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상장지수펀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을 맹추격했다면 이제 삼성자산운용이 해외 ETF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추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74조 원에 이른다.
상장지수펀드시장 규모는 2020년 말 52조 원이었는데 1년 만에 22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ETF 운용규모는 31조4천억 원으로 42.43%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점유율 1위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6조2천억 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점유율은 35.51%정도다.
2020년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ETF 운용자산 규모는 25조7천억 원으로 점유율은 55%에 이르렀다. 1년 사이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은 약 12%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2020년 말 11조3천억 원에서 1년 만에 2배 넘게 뛴 데다 시장 점유율도 24%에서 30%대로 증가했다.
30%포인트가량 벌어졌던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점유율 차이가 7%포인트 정도로 좁혀진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000년대 초반 국내에 ETF시장이 열린 이후 약 20년동안 계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압도적 시장지위를 보였지만 지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을 매서운 기세로 뒤따르며 위협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글로벌시장에서의 활약이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외에도 미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 모두 10개 국가에서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있다. 캐나다의 호라이즌ETFs, 미국의 글로벌X 등 현지 운용사를 인수하며 해외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캐나다, 홍콩 등 해외에서 운용하는 ETF의 전체 순자산 규모는 2021년 상반기 54조 원을 넘겼는데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는 19조 원가량이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더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2021년 상반기 국내 ETF시장 규모가 약 62조 원이었던 점을 놓고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시장 전체보다 큰 규모의 ETF를 굴리고 있었던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법인의 ETF를 국내시장에 상장하는 종목에 편입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글로벌 투자를 원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최근 삼성자산운용도 미국 ETF 운용사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는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반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1일 미국 특화형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의 지분 20%를 확보해 본격적으로 글로벌ETF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앰플리파이의 ETF를 독점적으로 아시아에 출시할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해외로 향하는 투자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앰플리파이는 2014년 10월 설립된 ETF 운용사로 특화형 ETF 상품 개발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