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가 국내 시장에 새로운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전 사장은 당뇨병 치료 신약이 출시되면 지난해 말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계약 종료로 생긴 매출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1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하반기쯤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대한 국내 허가 취득을 예상하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단일제 및 복합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촉진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보유한 SGLT-2 수용체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출시되면 국내 최초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이 된다.
대웅제약은 앞서 1월 발표한 이노보글리플로진의 임상3상 결과에서 투약한 뒤 24주 차 시점의 이나보글리플로진 투약군과 위약(가짜약)군 사이의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의 차이는 0.99%포인트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당화혈색소는 평균 혈당의 지표로 사용되며 당뇨 합병증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사장은 이나보글리프롤진 임상3상 결과를 전하며 “이번 임상 성공으로 국내 환자들에게 우수한 당뇨병 국산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세대 당뇨병 신약을 빨리 출시해 환자들의 불편을 덜고 대웅제약의 성장동력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현재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단독 임상과 함께 한국과 중국에서 제2형 당뇨병(신체가 인슐린을 생성하거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기존 당뇨병 치료제 '메트로포르민'의 병용 임상3상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고마진의 당뇨병 치료제를 출시하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판매 종료로 인한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움'의 판매계약이 종료됐다. 넥시움은 해마다 약 500억 원의 매출을 내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넥시움의 공백으로 2022년 대웅제약 매출 증가율은 높지 않지만 저마진의 넥시움이 판매를 종료해도 고마진의 펙수프라잔, 나보타 등이 있다”며 “고마진의 당뇨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등의 출시도 예정돼 수익성 개선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전 대표는 특히 중국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출시하면 높은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당뇨병협회(IDF)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당뇨병 환자는 1억1640만 명으로 성인 10명 가운데 1명이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관련 의료비 지출 규모는 2019년 기준 1090억 달러(약 132조5천억 원)에 이른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중국이 당뇨 관련 의료서비스가 부족해 앞으로 의료비 지출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뒤 본격적 출시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2025년 임상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까지 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정확한 시기 예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제약학 학사학위를,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알토대학교에서 경제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전 대표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융합의과학원 자문위원, 대한약학회 이사 등으로 일했다.
2014년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들어왔으면 2018년 대웅제약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