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제품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생활의 확산으로 사용량이 더욱 늘었고 교체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전기·전자 폐기물도 급격히 늘고 있다. 당연히 우리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터인데 이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
27일 사회적기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인 리맨이 전기·전자 폐기물을 되살려내는 IT기기 재제조를 넘어 IT자산처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리맨은 2008년 설립 이후 10년 넘게 IT기기 재제조 사업뿐 아니라 IT기기 수거·운송, 데이터 보안폐기, 전자폐기물 처리 및 매각 대행 등 IT자산 처리사업도 함께 수행해왔다.
IT자산 처리사업의 매출 비중은 5~6년 전부터 IT기기 재제조 사업보다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거된 IT기기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하는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IT자산 처리사업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리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휴대전화 등 IT기기에서 반도체칩을 비롯한 주요 소재를 분해한 뒤 이를 재판매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며 “설비설치가 완료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리맨은 그동안 버려지는 IT기기를 재사용·재활용 기술을 통해 신품 수준의 제품으로 다시 제조한 뒤 이를 낮은 가격에 공급해 왔다.
컴퓨터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수많은 화학물질과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또 매립, 소각 등 컴퓨터를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컴퓨터는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에 400만 대 이상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맨은 이들 버려지는 컴퓨터를 재활용함으로써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리맨은 수거된 컴퓨터, 노트북 등을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쳐 분류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삭제한 뒤 새 부품을 사용해 깨끗한 제품으로 다시 내놓는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철, 플라스틱 등 원자재를 재활용해 자원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인 리퍼비시 파트너십을 맺어 정품 윈도우와 소프트웨어만 사용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맨을 이끌고 있는 구자덕 대표는 고물상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였다고 한다.
이후 컴퓨터 대여사업을 하던 구 대표는 수많은 컴퓨터가 충분히 사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것이 너무 안타카웠다. 이에 2008년 컴퓨터를 재제조하는 리맨을 설립했다.
설립 때부터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했다. 설립이념도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함부로 버리지 않는 아름다운 환경을 만든다’이다.
리맨은 2008년 설립 이후 해마다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다. 직원 수는 43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약 1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뒀다.
▲ 리맨이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한 재생컴퓨터. <리맨> |
환경보호와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리맨은 지난해부터 포천 공장에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폐기물 처리 공정 고도화 등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을 진행해 최근 완공했다. 이를 통해 폐기물 발생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수익의 3분의 2를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목표를 실행하고 있다.
리맨은 경기도 포천 등 국내와 아프리카 탄자니아 등 해외까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재생컴퓨터 기부활동도 펼치기도 했다.
리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컴퓨터 기부뿐 아니라 IT기기 방문수리 등 대면활동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