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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메이디그룹 허샹젠(3) 해외시장 본격 공략

노녕 기자 nyeong0116@businesspost.co.kr 2022-03-2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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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험할 일이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 기업은 세계무대에서 다방면에 걸쳐 우리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이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기업이라도 이들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기업의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영전략과 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해 본다. <편집자주>

노녕의 중국기업인탐구-메이디그룹 허샹젠
[1] '중국판 LG전자' 개척
[2] 민간기업 전환 최초
[3] 해외시장 본격 공략
[4] 전문경영인 체제로 과감한 변화
[비즈니스포스트] 메이디그룹은 2021년 아세안 지역과 함께 미국, 독일, 일본, 브라질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 해외시장 전문 설계팀을 꾸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가전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적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팀은 국가별 세부 시장 분석, 제품 출시 로드맵, 브랜드 마케팅과 현지화 작업 등 전략 구상을 담당한다. 

메이디그룹은 제조공장도 지역별로 다변화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 수출을 위해 이집트에 냉장고와 세탁기 공장을 세웠고 브라질과 태국에도 제조거점을 확보해 동남아시아지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2020년까지 메이디그룹이 해외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4년 연속으로 1천억 위안(19조 원)을 넘어섰고 5년 연속 전체 매출에서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메이디그룹은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중국 가전기업 가운데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2위는 하이얼, 3위는 거리가전이다.

허샹젠 메이디그룹 창업주가 초반부터 기틀을 다진 해외시장 공략 노력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디그룹은 2025년 해외시장 매출 2천억 위안(38조 원) 돌파,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동남아 시장에선 1위, 북미 시장에선 상위 3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메이디그룹 허샹젠(3) 해외시장 본격 공략
▲ 메이디그룹 본사.
◆ OEM 생산 집중해 삼성전자도 고객사로 확보

허샹젠은 1980년대 중반 중국 선풍기 시장에서 제조업체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메이디그룹은 수출에 집중한 성과를 통해 다른 중국 선풍기 제조기업들이 경쟁 과열로 손해를 보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허샹젠은 글로벌 성장 전략을 신중하게 추진했다. 해외시장 진출 초기에는 자체 브랜드 대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일부 개발도상국 시장에만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수출하고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은 국가에는 현지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제품을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메이디그룹은 1980년대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OEM, 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OBM) 등으로 매출을 늘리고 인수합병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갔다. 

특히 미국 가전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과 두터운 관계를 맺어 OEM으로 에어컨을 100만 대 가까이 공급하는 성과를 봤다.

2006년에는 메이디그룹이 GE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허샹젠은 아직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를 포기했다.

허샹젠은 2008년 남방도시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GE를 인수해 자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울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디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걸음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순서대로 밟아 나가야 한다며 모든 걸음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앞세웠다.

허샹젠은 2008년 중국증권보와 인터뷰에서도 “중국기업은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과감하게 내세울 만한 파워가 없다. 만약 시도 하더라도 큰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OEM으로 해외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면서 더 많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거나 검증된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메이디그룹은 현재까지도 OEM사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 인연이 깊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메이디그룹과 협력해 에어컨이나 식기세척기 위탁생산을 맡겼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스포크 라인의 식기세척기도 메이디그룹이 생산한다.
[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메이디그룹 허샹젠(3) 해외시장 본격 공략
▲ 허샹젠 메이디그룹 창업자.
◆ 기술력 확보 위해 해외 기업과 협력

허샹젠은 메이디그룹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 기업과 협력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왔다.

메이디그룹은 1993년 처음으로 일본 도시바와 가전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콤프레서나 변압기 등 에어컨 핵심 부품 제조 기술을 함께 연구개발했다. 메이디그룹은 이를 통해 2005년부터 신기술을 적용한 에어컨을 위탁생산해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일본 산요전기, 히타치와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밥솥 제조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그 사이 에어컨 사업 매출은 계속 증가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합자회사 운영 협상도 이뤄졌다. 메이디그룹에 처음으로 합자회사 설립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미국 가전업체 캐리어였다.

캐리어가 회사 설립 자금을 부담해 대주주 역할을 하고 도시바는 기술을 제공하며 메이디가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허샹젠은 당시 캐리어의 제안을 거절했고 메이디그룹은 몇 년 사이에 합자회사를 차리더라도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만큼 기술력과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04년 결국 세 기업의 합자회사가 세워졌고 메이디그룹은 80%의 지분을 확보했다. 도시바와 캐리어 지분은 20%에 그쳤다.

글로벌시장에서 메이디그룹의 인지도는 도시바와 캐리어의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더욱 높아졌다.

메이디그룹은 2010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력 및 브랜드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에는 이집트 에어컨업체 미라코를 인수해 현지에 합자공장을 세웠고 이듬해에는 캐리어의 남아메리카법인 지분 51%를 인수했다.

브라질 남부에 위치해 있던 카노아스 에어컨 공장을 2012년 캐리어와 함께 인수해 합자 공장을 세우는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허샹젠은 메이디그룹의 해외시장 성장세가 본격화되자 2012년 과감히 전문경영인에 회사를 맡기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노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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