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하수·폐수 처리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수처리사업 확대에 공을 들였는데 에너지·플랜트분야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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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
4일 코오롱에 따르면 코오롱은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을 핀벤처스에게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핀벤처스는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PE) 계열 투자펀드인데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35.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코오롱은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62.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국내 하수처리 운영 관리(O&M)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1997년 설립된 환경시설관리공단이 전신이다. 이웅열 회장은 2007년 환경시설관리공단을 570억 원에 인수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2009년 핀벤처스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 100억 원을 포함 500억 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2013년 말까지 상장하는 것이 투자조건이었다.
하지만 상장 기한은 올해 4월로 한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무산됐다. 핀벤처스는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하다가 안정적 실적을 내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2261억 원, 영업이익 86억 원을 냈다. 수처리사업을 포함해 코오롱그룹 환경사업부문 전체 매출의 59%, 영업이익의 68%를 차지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몇 년째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코오롱그룹 수처리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매각하는 것은 이 회장이 수처리사업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환경시설관리공단 인수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처리분리막, 코오롱생명과학의 수처리제, 코오롱이엔지니어링의 수처리기자재 등 수처리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매각으로 수처리사업 확대기조에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앞으로 수처리사업보다 에너지사업쪽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인적분할해 코오롱에너지를 설립했다. 코오롱에너지는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등을 제조·판매한다.
코오롱에너지는 수소기반발전 사업을 하는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 플랜트 엔지니어링회사인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 환경관련 사업을 하는 코오롱환경서비스 등 자회사들도 거느리고 있다.
코오롱에너지의 지분구조도 코오롱워터앤에너지와 동일하다. 코오롱이 지분 62.6%를 보유하고 있고 핀벤처스도 35.0%를 소유하고 있다. 코오롱이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핀벤처스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핀벤처스가 보유한 코오롱에너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코오롱에너지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에서 분할하면서 ‘기타 신규사업을 영위하는 투자 사업부문’을 분할대상에 포함했다. 이 회장이 코오롱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플랜트분야 신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하수·폐수 처리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