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이 11일 휴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
“유럽 보툴리눔톡신시장은 과점으로 인해 가격이 400~600유로에 이르는 고가로 형성돼 있다. 휴젤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는 이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이 1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이날 손 대표는 휴젤이 2021년 거둔 성과를 발표하는 한편 2022년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새로운 사업전략은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해외 진출방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휴젤은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보툴리눔톡신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보툴리눔톡신제제 레티보를 선보여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다.
올해는 유럽 차례다. 최근 유럽 당국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에 관한 품목허가 승인 권고를 받아 각 국가별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빠르면 1분기 안에 첫 선적 및 현지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손 대표는 시장 규모가 큰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5개 국가를 먼저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들 국가의 보툴리눔톡신시장 규모를 더하면 유럽 전체의 70%에 이른다.
손 대표가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가격이다. 그는 “레티보의 뛰어난 제품력과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유럽시장을 공략해 단시간에 인지도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며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기업들이 입지를 굳힌 유럽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보툴리눔톡신 판매를 승인받은 기업은 애브비(보톡스), 갈더마(디스포트), 수퍼너스(마이오블록), 메르츠(제오민), 에볼루스·대웅제약(누시바) 등 5개 뿐이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휴젤이 새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오스트리아의 피부관리(에스테틱) 전문 제약사 크로마가 휴젤을 돕는다. 크로마는 레티보의 유럽 및 미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유통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은 크로마와 손잡고 올해 상반기 유럽 11개 국가에 진출하고 연말까지 추가로 13개 국가에서 레티보를 선보이기로 했다. 또 내년에는 다른 12개 국가로도 진입해 모두 36개 국가에 진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 대표는 “그동안 변화가 부족했던 유럽 보툴리눔톡신시장에 변화를 주겠다”며 “크로마의 업력이 유럽시장 과점구도 재편에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손 대표의 사업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 휴젤이 대규모로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젤은 2020년 10월 강원도 춘천에서 보툴리눔톡신 제3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공장은 약 560억 원이 투입돼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진다. 올해 2월 완공을 앞에 두고 있다.
휴젤에 따르면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3년부터 보툴리눔톡신 생산량은 현재의 2.4배에 이르게 된다.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기반이 더욱 굳건해진다고 볼 수 있다.
휴젤은 유럽 이외의 해외지역으로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중반기쯤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품목허가를 받고 하반기에는 캐나다, 호주에서 허가절차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계획대로라면 휴젤은 올해 안에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보툴리눔톡신시장 진출을 모두 달성하게 된다.
현재 세계 보툴리눔톡신시장은 약 6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이 가운데 미용용 보툴리눔톡신 비중은 49%에 이른다. 또 미용용 보툴리눔톡신 수요 80%는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손 대표는 "2022년은 휴젤에게 있어 기업 안팎으로 비약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예정이다"며 "국내의 작은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 차세대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 만큼 세계 시장에 한국 메디컬 에스테틱산업의 저력을 새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