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기업에 자산과 지분 일부를 매각해 39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9일 보유한 금호터미널 지분 전량을 금호기업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27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자기자본의 27.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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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터미널은 전국에 걸쳐 20여 개 고속버스터미널을 보유한 회사다. 아시아나항공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본업과 관련성이 적은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터미널 지분을 사들인 것은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금호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호산업 지분 46.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과 50%씩 출자해 베트남에 설립한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의 지분도 외국계 부동산회사에 매각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은 호텔과 사무실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매각금액은 1224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기자본의 12.5%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두 법인의 지분을 매각해 모두 3924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991%에서 778%까지 낮출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금호터미널 지분을 너무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며 문제제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인 뒤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대리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