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호.'
렌딧이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 기업으로 선정되며 받은 등록번호다. 동종업계에서 가장 먼저 금융당국의 옥석가리기를 통과했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P2P금융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금융업이다. 금융당국은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P2P금융을 제도권에 편입시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을 신설했다.
렌딧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 등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5년 설립부터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변화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생긴 뒤 8개월 동안 등록업체는 41곳으로 늘었다. 업권 대출잔액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여전히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금융당국이 원하는 중금리대출 활성화 효과는 아직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 셈이다.
렌딧은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업권 10위에 머물러 있다. 1호 등록 업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성과가 미비해 보일 수 있다.
다만 10위 권 안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이 아닌 개인신용대출만 다루고 있는 곳은 렌딧이 유일하다. 개인신용대출잔액 규모로 보면 업계에세 2번째로 많다.
앞으로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함께 성장하게 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권에서 렌딧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는 3일 김성준 렌딧 대표로부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권 전망과 렌딧의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김 대표는 올해도 개인신용대출에만 집중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 IT기술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IT기술 고도화를 통해 렌딧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제정되기까지 ‘마켓플레이스 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아 업계를 대변해 국회와 정부, 관계 기관 등을 만나 P2P금융 법제화를 위한 공감대를 만드는 활동을 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2022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전망과 제도적으로 보완됐으면 하는 부분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는 앞서 약 3~4년 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 등의 과정을 거치며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2022년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라는 새로운 금융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10일 렌딧, 8퍼센트, 피플펀드 등 3개 업체가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업체가 된 후 2022년 2월3일 기준 모두 41개 업체가 금융위원회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법정 협회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도 설립이 된 만큼 새롭게 탄생한 제도권 금융산업으로서 인지도와 신뢰도 제고를 위한 업계 전반의 활동들도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렌딧과 같은 IT 스타트업이 기술에 금융을 담아 혁신 금융을 할 수 있도록 제정된 새로운 금융산업법이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금융업을 정의해 제정된 법이므로 산업이 발전하고 여러가지 경험이 더해지면서 다듬어지고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 지난해 6월 P2P금융이 제도권으로 편입된 만큼 사실상 올해가 온전히 영업할 수 있는 첫 해다. 올해 렌딧의 사업 방향은 여전히 개인신용대출에만 집중하나?
"렌딧은 2015년 5월 첫 대출을 시작한 이후 6년 간 꾸준히 개인신용 중금리대출에 집중해 왔다. 올해야 말로 이제까지 준비하고 축적해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한다는 사업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개개인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신용대출에만 집중하고 있는 렌딧의 사업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렌딧 고객의 절반 이상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금리대출을 렌딧 중금리대출로 대환하는 고객이다.
이 고객들이 기존에 고금리대출을 받은 이유는 저신용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교한 신용평가를 통해 자신의 적정금리를 받지 못했던 것이 더 중요한 이유다.
렌딧은 본인의 ‘진짜 신용’에 맞는 대출을 받지 못했던 여러 대출자들에게 ‘진짜 신용’에 맞는 합리적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대출의 총량을 늘리기 보다는 오히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 대출의 질적 향상을 만들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을 제정하고 P2P금융을 제도권 금융으로 육성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인만큼 수치적 목표보다는 안정화에 보다 치중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 렌딧의 강점으로 IT 기술력이 꼽힌다. 올해 IT 기술력 강화 계획도 궁금하다.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및 비대면 금융 플랫폼 개발 등 IT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개발자 채용에 치중하고 있다.
개발 조직은 연내 전 직원의 약 60% 정도까지 충원하는 것이 목표다."
렌딧 중금리대출의 핵심은 ‘모든 사람마다 개인화된 적정금리를 산출해 내는’ 렌딧만의 신용평가모형인 LSS(LENDIT Scoring System)라는 평가가 나온다.
"LSS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는 나이스 같은 신용평가기관에서 제공하는 300여 가지의 금융 데이터다.
두번째는 대출 신청자가 제공하는 직장 정보 및 소득 정보, 그리고 FRIS(신청사기방지시스템) 등의 비금융 데이터다.
점점 데이터 기반의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비금융 데이터는 보다 다양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번째는 렌딧만이 보유하고 있는 중금리대출 데이터다.
대출자 데이터와 6년간 축적해온 대출자 상환 데이터를 꼽을 수 있다. 수 백 가지의 데이터들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LSS를 고도화 시켜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렌딧의 비대면 금융 플랫폼의 모든 부분을 자동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올해 1월10일에는 렌딧을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개인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외에도 큰 방향성은 비대면 금융 플랫폼의 요소요소를 자동화시켜 나가는 부분이다. 사실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모든 금융 회사가 지향하는 서비스 트렌드이기도 하다.
렌딧은 보다 장기적 측면에서 렌딧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사용자의 서비스 경험을 점진적이지만 확연하게 개선해 나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출시한 렌딧 앱을 통해 대출자들이 24시간 언제나 서류를 편리하게 제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부트(다시 시작) 2022!'을 올해 렌딧의 슬로건으로 세웠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1985년생으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올라웍스, 1/2프로젝트, 스타일세즈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도전하다가 2015년 렌딧을 설립했다.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법정협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3기 위원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