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앱지스가 두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2상을 추진한다.
박상호 이수앱지스 대표이사는 임상2상과 함께 글로벌 제약회사와 기술수출, 공동임상 등 파트너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2일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두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 ‘ISU104’의 국내와 미국 임상2상 시험을 승인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ISU104는 암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물질로 알려진 'ErbB3'을 표적으로 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시장에 ErbB3 표적항암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는 'ErbB1' 표적항암제 '세툭시맙'이 유일한 두경부암 치료제로 출시돼 있다. ErbB1은 암 종양의 성장과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알려졌다.
이수앱지스는 기존 두경부암 치료제인 세툭시맙의 객관적반응률이 36% 수준이며 내성이 발생하는 일도 있어 ISU104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수앱지스는 ISU104를 재발성·전이성 두경부암 치료제로 개발하며 대장암과 유방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도 세웠다.
앞서 이수앱지스는 2021년 9월 ISU104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다. 단독 투여했을 때와 기존 항암치료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 모두 약물제한독성(DLT)이 나타나지 않았고 심각한 약물이상반응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항암제와 병용투여했을 때에도 환자 11명 가운데 9명에게서 안정적 병변 이상의 치료효과가 확인됐으며 질병조정률(DCR,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를 낸 환자의 비율)은 81.8%로 분석됐다.
2020년 7월에 발표한 중간결과에서 완전관해(CR,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를 보인 환자 1명은 장기 추적관찰에서도 재발하지 않았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와 미국에서 ISU104의 임상2상을 신청하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회사에 ISU104를 기술수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공동개발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이란 뇌와 눈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외한 얼굴, 코, 목, 입안, 후두, 인두, 침샘, 갑상샘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두경부암 환자는 2019년 기준 2만3591명으로 2015년 1만9856명과 비교해 19.3%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88.4%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두경부암 치료제 시장규모는 2020년 약 10억7천만 달러(약 1조3천억 원)에서 해마다 9.4%씩 성장해 2026년에는 약 26억5천만 달러(약 3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에 이수앱지스 신약발굴담당 전무로 일하면서 ISU104의 개발, 항암면역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의 발굴 및 검증, 패혈증 치료제 개발 등을 직접 이끌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마크로젠에서 기술담당이사를, 이수앱지스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신약개발팀장과 생산본부장을 역임한 신약개발 전문가다. 2015~2016년 에이비온의 연구소장, 2016~2020년 GE헬스케어 아시아 태평양 패스트트랙센터장으로 일했다.
이후 2020년 이수앱지스 신약발굴담당 전무로 선임됐고 2021년 12월 이석주 전 대표를 대신해 이수앱지스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수앱지스가 대표이사를 교체한 배경을 놓고 박 대표가 ISU104의 개발을 담당했던 점을 들어 두경부암 치료제 임상개발에 더 힘을 싣기 위해서라는 시선을 보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