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양쪽에 역량을 집중한 '투트랙 전략'이 마침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책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이에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게다가 애플 아이폰이 판매부진을 겪는 사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갤럭시S7의 판매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29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모두 유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완전히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S7의 흥행을 기점으로 전세가 역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스마트폰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급형의 '아이폰SE'를 내놓은 전략이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교체수요가 아이폰SE로 이동해 결과적으로 애플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SE의 제품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폰6S와 같은 고성능 부품을 대거 탑재해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한 전략도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아이폰6S의 판매부진을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대목은 애플에게 더욱 위협적이라고 분석된다.
애플의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5120만 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천만 대 정도 줄었다. 반면 갤럭시S7은 출시 첫 달에 1천만 대 가까운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490만 대로 연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8.4% 증가했다. 오포는 153.2%, 비보는 123.8% 출하량이 증가하는 등 중국업체가 3~5위를 모두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24.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업체들의 빠른 성장에도 지난해 1분기보다 점유율이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선방했다.
IDC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이 흥행하고 중저가 라인업도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모든 수요층의 공략에 성공했다"며 "반면 애플의 아이폰은 가격경쟁력 확보에 실패하며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
|
▲ 삼성전자의 갤럭시S7시리즈(왼쪽)와 갤럭시J3. |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수익성과 점유율 확보를 모두 유지하기 위해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양족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이 높았다.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애플과 같이 프리미엄 라인업에 역량을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둔화와 중저가 스마트폰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의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전자전문매체 INC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 계속 집중해 마침내 수혜를 봤다"며 "모든 가격대의 수요를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한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지금과 같이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라면 삼성전자의 공세에 추가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애플을 뛰어넘기는 무리겠지만 삼성전자의 모바일 수익성을 정상화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