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이원뱅크'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개인금융부문 강화에 나섰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데이터 확보와 이를 활용한 신사업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개인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인 아이원뱅크'(i-ONE Bank) 내 퇴직연금 메뉴에 ‘ETF(상장지수펀드)’ 카테고리를 만들어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워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021년 12월 아이원뱅크에 개인화된 자산관리, 중소근로자 특화서비스, 생활금융 서비스 등 3가지 기능으로 구성된 ‘아이원(i-ONE)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인생 후반기를 대비해 자산관리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산관리가 은행권의 새 수익원으로 부각되자 기업은행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종원 행장은 3일 신년사에서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쉽고 빠르고 편리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뱅킹을 넘어서는 기업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아이원(i-ONE) 자산관리 서비스로 초개인화 시대에 걸맞도록 개인금융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개인금융부문에서는 약점을 갖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역할로 설립된 만큼 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아직까지는 시중은행들에 비해 개인고객들의 접근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개인고객 수는 2021년 기준 약 1618만 명에 이른다. 이는 개인고객이 3천만 명이 넘는 KB국민은행과 비교하면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기업은행의 개인고객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2018년 고객 성장률은 3.96%였지만 2019년에는 2.17%, 2020년에는 1.48%로 점차 낮아졌다.
기업은행의 개인금융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은 지금과 같은 금리상승기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예금, 적금 등 수신이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비싸게 자금조달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또는 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있어 개인고객들 가운데는 기업은행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려면 개인고객 확보는 필수”라고 말했다.
게다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서도 개인고객 확보는 중요하다.
각 은행들은 고객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이 고객의 금융정보를 분석해 이에 맞춘 대출을 제공한다거나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모델을 더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다.
결국 향후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할 때 확보한 고객 수가 곧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이후 개인고객들의 비대면금융 수요가 급증한 만큼 아이원뱅크 등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해 개인고객을 끌어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 행장은 그동안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오프라인 영업점 수 등이 부족했지만 앞으로 비대면 시대에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영업점이 적은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기존의 고객인 중소기업 등에 근무하는 임직원과 대표자 등을 개인고객으로 파악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21년 9월 모바일앱 ‘아이원뱅크’ 메인화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친근한 이미지의 모델을 선정해 TV광고를 진행하는 등 최근 개인고객 유치에 더 힘을 쏟고 있다”며 “개인고객이 더 친숙하게 느끼도록 브랜딩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