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5일 경기 가평철길공원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설 연휴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절박한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설 명절 이전 지지율 40% 안착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도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까지 꺼내며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후보와 당의 거듭된 사과, 인적쇄신 외에 결정적 한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 후보가 지금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묘수를 찾아 설날 전에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한다.
설 연휴가 끝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15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설 밥상머리 민심이 대선 결과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 역시 지지율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 시즌2 경기도 일정'을 소화하며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농어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식량안보를 확보한다는 농어촌 공약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가평, 남양주, 하남, 구리, 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의 표심공략에 나섰다.
특히 가평철길공원에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표한 민주당 인적쇄신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송 대표의 인적쇄신안을 뒤늦게 접한 뒤 "정치를 진짜 바꾸고 정치인도 바꾸겠다"며 "이렇게 살점도 떼어내고 있으니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큰절을 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와 관련해 "어제 울었더니 속이 시원하다"며 "이제 더 이상 울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께서 우시지 않도록, 국민이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어 떠나버려야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게 저희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송영길 대표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포함한 당 쇄신론을 발표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
이재명 정부'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당 안팎에서 '586세대의 기득권화'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586세대가 이룬 것들이 많지만 이제는 청년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 자신 민주당 안의 586세대 간판이자 인천 5선 의원이다. 최근 586 퇴진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점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보궐선거 무공천, 지방선거 청년 공천 확대, 지역구 연속 3선 초과 금지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 처리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날에는 정성호 의원을 포함한 '
이재명계 7인회'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선택해줄
이재명 정부에서 일절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와 민주당의 절박한 행보가 계속되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상대로 오차범위 밖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6일부터 21일까지 조사해 24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8%, 윤 후보는 42.0%의 지지를 얻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2%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1.8%포인트) 밖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1일부터 22일까지 조사해 23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33.8%, 윤 후보가 43.8%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밖인 10%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후보가 연일 정책행보에 집중하며 경제대통령, 실천하는 대통령을 강조하는 동안 민주당은 '김건희 대표의 7시간 통화'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커녕 결집 효과가 나타나 지지율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분석이 많다. 김 대표의 7시간 통화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네거티브 전략이 애초 야당의 전략이었고 민주당이 꺼냈을 때 전혀 먹히지 않는 방법이라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책행보, 인적쇄신 등은 좋은 방향이기는 하지만 여론에 반향을 일으킬만한 '한방'이 없다면 설 연휴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후보와 TV토론에 기대를 거는 낙관적 시각도 존재한다. 설 연휴 직전 30일 또는 31일로 예정된 양자토론에서 이 후보의 경험, 행정능력 등을 부각한다면 충분히 상승흐름을 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의 토론 역량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만큼 TV토론으로 윤 후보 지지층이 등을 돌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게다가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신청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26일에 나올 것으로 보여 가처분 결과에 따라 TV토론 편성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의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