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더 기대되는 은행을 만들겠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2021년 3월 하나은행장에 오르며 한 말이다.
21일 하나은행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박 행장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 디지털 경쟁력 강화, 글로벌 확대 등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점의 레벨업’, ‘디지털 퍼스트’, ‘리딩 글로벌’ 등 3가지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략으로 제시한 만큼 박 행장은 이 부분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모바일앱 ‘하나원큐’에 디지털 역량 집중
박 행장은 하나금융그룹에서 디지털과 글로벌을 모두 경험하고 성과를 낸 인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그룹도 박 행장이 지금까지 보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치열한 경쟁상황을 보이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에서 하나은행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모바일앱 ‘하나원큐’의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원큐의 경쟁력은 결국 충성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카카오나 토스 등 이른바 ‘빅테크’에 맞서기 위해 고객 기반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어 하나은행으로서는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추가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필요가 더욱 크다.
하나원큐 가입자 수는 2021년 9월 말 기준으로 1250만 명 정도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앱 가입자 수와 비교해 많게는 650만 명까지 차이가 난다.
박 행장은 디지털 전략 추진을 위해 우선 전열정비에 신경을 썼다.
하나은행은 2021년 9월부터 ‘하나원큐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따로 꾸려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사 관련 조직도 최고경영자 직속 조직으로 옮겨 놓았다.
지난해 말 실시한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DT혁신본부를 새로 꾸리고 Innovation&ICT(혁신&정보통신기술)그룹을 효율성 중심으로 개편했다.
박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정보기술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2021년 3월 박 행장을 추천하면서 “디지털과 글로벌, 자산관리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식견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실적 회복하나
박 행장은 디지털과 함께 힘을 쏟을 부문으로 글로벌 사업을 꼽고 있는데 우선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의 미래전략 등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이 지역의 실적이 뒷걸음질했기 때문에 박 행장이 해야할 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박 행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실적 회복도 디지털 전환 작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흐름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협력관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20년에는 알리바바 등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과 제휴해 약 6300억 원의 개인대출 자산을 만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네이버 라인(LINE)과 손잡고 출범한 라인뱅크의 고객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뱅크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6월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플랫폼 라인과 협업해 인도네시아에 출범한 디지털은행인데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8만 명 고객이 가입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나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첫 번째, 두 번째로 규모가 크고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하나금융그룹이 해외수익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1년 1~3분기에 순이익 211억1천만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6% 감소했다.
중국 법인 순이익은 2020년 1~3분기 845억3100만 원에서 2021년 1~3분기 563억8100만 원으로 33.3% 줄었다.
박 행장이 대만이나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11월 1조148억 원을 투자해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BIDV 지분 15%를 인수하며 베트남국영은행(81%)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2020년 11월에는 BIDV와 손잡고 실시간으로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베트남 다이렉트 해외송금서비스’를 출시하고 2020년 4월 BIDV와 업무제휴를 통해 법인카드 발급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협업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올해 성과가 연임의 중요한 잣대
박 행장이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서 나타낼 성과는 연임 여부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 행장은 2021년 3월 하나은행장에 오를 때 임기 2년을 부여받았다. 경영 능력을 보여줄 시간이 이제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3월 끝나는데 다음 회장체제에서도 박 행장이 역량을 보여준다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박 행장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수장이 10년 만에 바뀌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룹의 ‘맏형’인 하나은행을 이끄는 박 행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그룹은 비은행 강화에 꾸준히 힘을 실으면서 하나은행 의존도를 점차 줄여가고 있으나 여전히 하나은행이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자산에서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월 말을 기준으로 66.4%에 이른다.
한국기업평가는 14일 내놓은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 전망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의존도가 높은 수준으로 하나은행이 그룹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2022년 주목 CEO]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그래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상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은 초대형 정치이벤트인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경영계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들 중 과연 누가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이 사람을 주목한다. [편집자주]
14. 이재근 KB국민은행장
15. 박성호 하나은행장
16. 조경선 신한DS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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