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 인공지능(AI) 직원의 도입을 추진한다.
손 회장은 아직 인공지능 직원의 활용도가 제한적이지만 디지털금융 경쟁에서 NH농협금융지주가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에 따라 빠른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인공지능 은행원을 3월2일 NH농협금융지주 출범 기념일에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NH농협금융지주 출범 10주년 기념일에 열리는 비전선포식에 손 회장과 인공지능 은행원이 같이 출연하는 동영상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인공지능 은행원은 현재 NH농협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녀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해 만들었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 은행원을 일회성 행사에 활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직무도 맡긴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인공지능 은행원에게 정식 직원과 마찬가지로 사번도 부여했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 직원의 기능을 차츰 고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는 우선 인공지능 은행원을 홍보 작업에 활용하고 일선 영업점에서 상품설명서를 고객에게 소개하는 업무까지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고객의 반응을 참고해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에도 인공지능 직원을 도입한다는 방안도 세워뒀다.
인공지능 직원의 도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손 회장의 디지털 전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혁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다양한 사업모델 허용과 업무범위가 확대되고 마이데이터 시대와 함께 종합금융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다”며 “금융의 본질은 고객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계열사별로 동종업계 최고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데 인공지능 직원의 발 빠른 도입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NH농협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부터 과감한 디지털 혁신 정책으로 NH농협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오픈뱅킹의 기반이 되는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손 회장은 2015년 금융권 최초로 설립된 NH핀테크혁신센터의 소장을 맡아 NH핀테크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핀테크기업들이 농협의 금융 API를 활용할 수 있는 지원 기반을 만들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에도 임직원들과의 첫 행사로 디지털 전환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토론회는 직원들이 디지털 신기술에 관심을 쏟고 있어 고객의 시각에서 금융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게 좋겠다는 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올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행원이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 수준을 소개하고 내부 디지털전환 추진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