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잠재 위험들의 현실화에 대비해 가계부채 관리에 계속 힘쓰겠다고 했다.
고 위원장은 13일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에서 “그동안 ‘회색코뿔소’에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 현실화하고 있다”며 “이런 잠재 위험 현실화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도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은행연합회 빌딩에서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회색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요인을 말한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지난해 총량 규제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가계부채 시스템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 등 시스템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를 기본 틀로 하고 가계부채 총량 규제는 실물경제,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는 예정대로 3월 종료하고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고 위원장은 “영업 타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상승까지 더해지면 대출 부담과 부실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한 지원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의 배당제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장 친화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권이 소위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며 “대손충당금도 위기 대응여력이 있을 정도로까지 확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