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1-02 13: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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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앤컴퍼니가 빠르게 성장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 의약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위탁생산과 신약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생산능력 확대가 더딘 시장을 선점해 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일원화한 ‘통합형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이사.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의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신공장은 내년 말 시험 가동될 것으로 예정됐다.
앞서 지놈앤컴퍼니는 2021년 9월 미국의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기업 리스트랩스를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사업에 뛰어들었다. 뒤이어 리스트랩스와 별도로 미국에 마이크로바이옴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현지 자회사로 리스트바이오까지 설립했다.
리스트바이오는 인디애나주 피셔스시에 1억2500만 달러 투자해 약 6만 ㎡ 규모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3100만 달러 규모 자금 조달을 마쳤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DSC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대원제약 등 투자자 8곳이 참여했다. 올해 1분기 안에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
지놈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인수한 리스트랩은 현재 세계 6위권 안에 드는 마이크로바이옴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놈앤컴퍼니는 여기에 리스트바이오의 신공장을 더해 생산능력을 장차 글로벌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을 갖고 있다.
지놈앤컴퍼니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에 투자하는 까닭은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을 이른다. 당초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의약품 쪽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204개가 개발되는 중이다.
하지만 연구개발기업들의 마이크로바이옴 생산 역량은 한정적이라 현재 절반 이상이 위탁생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개발될수록 위탁생산 수급이 빠듯해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지놈앤컴퍼니에 따르면 임상시료 및 상업화 물질 생산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시장은 2020년 1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2024년 최대 5억81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공급부족은 2020년 12.0%에서 2024년 40.3%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생산기업들이 증설에 나선다고 해도 더 빨리 늘어나는 수요를 단기간에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생산능력 확대는 자체 신약을 위한 생산기반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항암제 GEN-001, 뇌질환 치료제 SB-121, 난임 치료제 GEN-004 등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GEN-001이 상용화가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로 꼽힌다.
지놈앤컴퍼니는 독일 머크와 미국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GEN-001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LG화학과 GEN-001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0월에는 GEN-001의 국내 임상2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생산능력은 점점 더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신약개발부터 생산까지 내재화한 통합형 제약사를 꿈꾸는 지놈앤컴퍼니로서는 미리 생산능력을 키워둬야 향후 신약 임상 확대 및 상용화를 대비할 수 있는 셈이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리스트바이오 관련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놈앤컴퍼니의 위탁생산사업 진출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이 고성장할 것이라는 확신, 자사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해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등 3가지 의미가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서 글로벌 넘버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오는 5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사업과 신약개발 등에 관한 2022년 계획을 공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