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년에 여신사업 등 본업에서 자웅을 겨룬다.
토스뱅크가 내년 1월1일부터 대출영업을 재개하기로 하며 인터넷전문은행 3파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위쪽부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로고.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2년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업계는 올해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3파전 양상으로 경쟁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가계대출관리 등과 관련된 정부의 규제로 제대로 승부를 보기 어려웠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중금리 대출(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소홀하다고 지적했고 이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을 내놨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10.2%에서 20.8%, 케이뱅크는 21.4%에서 21.5%, 토스뱅크는 34.9%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실상 중금리 대출 확대에 매진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에 더해 올해 연말에는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관리에 맞춰 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해야만 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중단했고 토스뱅크는 출범 9일만에 가계대출 한도를 소진하며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가계부채 총량관리는 각 해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만큼 내년 초부터는 대출 한도가 풀린다.
내년부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본격적으로 3파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29일 토스뱅크는 2022년 1월1일 오전 11시부터 대출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내년에 새로운 대출상품의 출시보다는 신용대출영업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대출한도 소진으로 대출영업을 중단했던 만큼 내년에는 대출영업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안신용평가 모형 고도화를 통해 중금리대출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여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내년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게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기여하며 자체적으로 디지털금융플랫폼 진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면서 고객 수를 크게 늘렸다. 12월1일 기준 케이뱅크 고객 수는 700만 명을 넘어 지난해 말보다 약 480만 명이 늘어났다.
고객 수가 크게 늘며 플랫폼 안에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닦인 셈이다.
케이뱅크는 2022년 말까지 계정, 정보, 채널 등의 모든 정보기술(IT) 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마치기로 하며 플랫폼 확장성도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눅스는 소스코드가 공개된 오픈소스로 조건에 따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범용성이 높아 기존 금융사뿐 아니라 혁신서비스를 선보이는 핀테크 기업이나 이종산업과 제휴에 용이하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 새로운 여신사업분야 개척에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신용대출만 진행했는데 내년 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진출한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규모는 신용대출 시장의 2.5배에 이르는 만큼 카카오뱅크 여신 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고객군을 개인사업자로 넓혀 중금리 대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은 대표적 중금리 대출 시장으로 꼽힌다.
개인사업자에 관한 신용평가는 주로 사업주의 개인 신용정보에 근거하고 사업체가 지닌 유·무형의 경쟁요소 등이 신용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신용자 평가가 나오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의 절반가량은 중저신용자로 분류되고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인 '데이터기반 중금리시장 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에 2대 주주로 참여하며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다.
중금리혁신법인은 2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예비허가를 획득했고 내년 본허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년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통해 여신사업 성장에 힘쓸 것"이라며 "여신상품 다각화를 통한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