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자산관리(WM)부문과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는 자산관리(WM)부문의 고객 데이터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접목하고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한국투자증권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서비스가 전면 시행되는 내년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둘러싼 금융사들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월6일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를 공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정 사장이 1월에 바로 본서비스 출시하는 전략을 세운 데에는 자산관리부문 경쟁우위에 기반한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시범서비스 단계를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과 비교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WM)부문 시장점유율은 14.3%에 이른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게 내줬던 1위 자리를 올해 다시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정 사장은 이같은 자산관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은행, 보험사 관련 계열사가 없어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약점을 극복하려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기반 금융지주의 증권사들은 계열사를 등에 업고 은행, 보험, 증권 등 여러부문과 연계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한 번에 지원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앱인 '하나원큐'로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하나은행, 하나카드 등 계열사마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활용함으로써 은행, 보험, 연금 등을 통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는다.
정 사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에 탄탄하게 구축한 자산관리부문과 상승작용을 꾀하는 등 전문 증권사라는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를 구축하며 '일상 속의 투자'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실물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관련 기업의 주가와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 서비스를 준비했다.
모이다를 설치한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모든 상품의 바코드를 읽으면 바로 각종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생활 속에서 무심코 결제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알려준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해 고객 끌어모으기 위한 이벤트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구미를 당기는 획기적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모이다 서비스와 관련해 사전알림 신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과 범위는 알림서비스를 통해 공지될 것이며 일상이 투자로 바로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함으로써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건강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관련 인가를 받은 금융사들은 고객들의 동의를 받아 곳곳에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