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전통적 배당주로 꼽히는 공기업주의 배당과 관련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전KPS가 준수한 실적에 힘입어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돼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가스공사(위쪽부터)와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로고.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올해 코스피200 기업의 연간 현금배당 규모는 31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시한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올해 현금배당 규모는 지난해보다 18% 늘어나는 수치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기업 배당성향이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상회한데 이어 올해도 30%를 넘어설 것이다”며 “중·장기적으로 배당 증대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공기업주 가운데는 한국가스공사와 한전KPS가 배당을 실시할 종목으로 우선 꼽힌다.
가스공사는 올해 유가 상승에 따른 해외 자원개발사업 호조와 발전용 천연가스 판매량 증가로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78억 원을 거두면서 흑자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2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실적뿐 아니라 수소사업 등 신사업 추진으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은 가스공사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2018·2019사업연도에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규모 해외사업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개선에 힘입어 배당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가스공사가 정부 배당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라 순이익의 40% 정도를 배당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류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장기적으로 친환경 수소사업 구체화로 성장발판 마련이 가능하다”며 “원화 약세가 변수이나 유가 상승으로 손상차손이 환입되면 배당 회복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한전KPS는 올해도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한전KPS는 10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다. 순이익 가운데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이 지난해 59%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전KPS는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한 30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23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1% 늘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계약 등 해외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배당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전KPS의 배당은 여전히 매력적이다”며 “모회사인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가 한전KPS의 높은 배당성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안정적 배당주로 꼽혀온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배당을 실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전력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전기요금이 연이어 동결되면서 올해 4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3년 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2022년 전기요금 인상이 확정된 점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부진해 고배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S)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제한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배당실시 여부가 불확실하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지난해에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올해 배당락일은 29일이다.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