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부엌유통부문 성장둔화와 B2B(기업간거래) 매출감소로 1분기에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한샘의 새 미래먹거리를 찾기 위해 국내에서 소형가전제품 등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에서 중국 인테리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1분기, 주춤한 고성장세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1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4163억 원, 영업이익 294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 12.8%, 영업이익 5.4%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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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하 한샘 회장. |
박상연 신한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2013년 이후 30% 내외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해왔는데 거래량 부진으로 3년 만에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1분기 실적은 기존 시장예상치인 매출 4526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을 밑돌았다”며 “B2B(기업간거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4%포인트 낮아진 7.1%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한샘은 1분기에 부엌과 인테리어부문을 합친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매출에서 22%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B2C매출이 지난해 연간 49%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던 만큼 성장둔화세가 눈에 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주택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26% 수준 감소한 데다 2015년의 높은 기저효과로 앞으로 성장률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한샘이 올해 2분기까지 성장률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주택관련 대출 규제를 2월 수도권에서 시행한 데 이어 5월 지방으로 확대하면서 주택거래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한샘 역시 2분기까지 B2B매출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한샘이 1분기에 수원에 대형 직매장을 열면서 초기마케팅 비용 약 20억 원이 반영됐다”며 “2분기에도 상봉 직매장을 열면서 유사한 규모의 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고성장세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필요
한샘은 부엌부문 매출증가와 하반기에 B2B매출 회복으로 올해도 실적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샘이 부엌부문만으로 이전과 같은 높은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이는 한샘이 수년째 고속성장이 이어지면서 발생한 기저효과의 영향도 크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국내에서 새 제품군을 확대하고 해외에서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며 새 성장동력을 찾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샘이 추가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욕실과 마루, 창호 등 신제품의 성공여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신제품을 묶은 패키지 디자인 상품 등을 통해 인테리어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샘은 지난해 9월 진공블렌더 ‘오젠’을 출시하며 소형가전기기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생활가전과 같은 신규사업군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최 회장이 한샘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중국진출이다. 중국 홈인테리어시장은 750조 원 규모인데 아직 시장점유율 10%가 넘는 기업이 없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한샘의 미래는 중국시장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중국 홈인테리어시장에 가구와 생활용품, 건자재까지 유통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대형직매장 신규출점 대신 대형 표준매장을 육성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기도 했다.
한샘은 이전까지 초대형 직매장을 중심으로 지역 거점을 확보해왔는데 올해 5월 상봉점을 마지막으로 직매장의 신규출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케아를 비롯해 현대리바트와 일룸 등 다른 가구업체들이 대형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대로 가는 한샘의 전략 변화가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경영진회의에서 “직원과 협력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성공하는 대리점과 자손에세 물려주고 싶은 대리점을 만드는 것이 한샘의 목표”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