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이 중고차 거래플랫폼 KB차차차에 마이데이터라는 날개를 달고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주로부터 2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2022년부터 시작되는 자본건전성 규제를 대비하고 영업확대의 기반도 마련했는데 이에 따라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의 연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KB캐피탈에 따르면 12월 안으로 KB차차차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 인공지능을 접목한 'KB차차차 3.0' 베타테스트 버전이 출시된 지 2년 만에 4.0 버전으로 대대적 개편이 이뤄지는 것이다.
KB차차차는 KB캐피탈이 운영하는 중고차 거래플랫폼으로 '내 차 시세', 리콜정보, 정기검사일, 사고이력 등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14일 기준 등록매물은 13만7천여 대로 국내 중고차 플랫폼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KB차차차의 '기획자'로도 꼽히는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향후 마이데이터를 탑재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키운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최적화된 차량 구매계획 수립 지원과 차량유지정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자동차 생애주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빠른 디지털전환을 통해 자동차 금융 부문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캐피털업계에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곳은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 두 곳뿐이다.
최근 KB캐피탈은 2천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에도 나서면서 영업확대에 제약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본건전성 규제압박에서도 벗어났다.
앞서 금융당국은 과도한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캐피털 회사의 레버리지배율을 기존 10배에서 9배 미만으로, 2025년까지는 8배 미만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KB캐피탈은 2일 이사회를 열고 2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KB금융지주가 신주 발행 전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은 9월 기준 8.86배에서 8.0배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건전성지표다.
KB캐피탈이 레버리지배율 규제가 강화되는 내년까지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지주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등 대형 금융지주사 계열 캐피털회사들도 모두 유상증자 또는 자기주식 처분 등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캐피털회사의 업황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KB캐피탈은 KB차차차의 경쟁력과 지주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캐피탈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배기업주주지분순이익 1707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1416억 원도 이미 훌쩍 넘었다.
KB캐피탈이 최근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황 사장의 연임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황 사장은 2019년부터 사장을 맡아 3년째 KB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KB금융그룹에서 경영자에게 통상적으로 부여하는 2+1 임기를 모두 마친 것이다.
다만 황 사장이 재임기간 내내 실적 상승세를 보여왔으며 주요 플랫폼인 KB차차차가 대대적 개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