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강원도 강릉 장현저수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질개선 실증사업에서 성과를 거둬 앞으로 평창 도암댐의 발전방류를 재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됐다.
강릉수력발전소의 발전용으로 건설된 도암댐은 수질문제로 발전방류가 중단되면서 20년 이상 홍수조절용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25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한수원과 강릉수력발전소 문제해결주민협의회는 최근 장현저수지에서 천연광물을 이용한 수처리기술 적용 실증사업을 완료하고 시료를 채취해 중앙생명연구원 등 전문기관 3곳에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위한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한수원은 이르면 올해 안에 수질개선 실증사업 보고서 작성을 완료한 뒤 강릉 사회갈등조정위원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10월에 강릉에 있는 200만 톤 이상의 수질취약 저수지 가운데 5~6급수인 장현저수지를 대상으로 수질개선 실증사업에 돌입했다.
천연광물 제올라이트로 만든 수질개선제 ‘루미라이트’를 지속적으로 투입한 결과 수질이 1급수로 개선됐으며 수생태계도 건강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 사장은 이번 실증사업에서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한 만큼 20년 넘게 중단된 도암댐 발전방류 재개 공론화를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도암댐 발전방류 재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질 개선이 중요했다.
도암댐은 강원도 평창에 건설된 수력발전용 댐이다. 1991년에 가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댐 상류에서 흘러나온 흙탕물로 하류지역에 환경피해가 발생하면서 2001년 가동이 중단됐고 지금까지 홍수조절용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05년 국무조정실은 2급수 수질기준을 충족했을 때까지 도암댐 발전을 중단하고 홍수조절용 댐으로 사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강릉시 사회갈등조정위원회도 올해 7월 도암댐 발전방류 재개 공론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기각하면서 도암댐 수질 개선방안이 마련된다면 논의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한수원은 23~24일 장현저수지에서 강릉시, 시의회,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질 개선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천연광물을 통한 수질 개선효과 알리기에 나섰다.
정 사장도 23일 김한근 강릉시장을 면담하고 도암댐 발전재개를 논의하기 위한 사회갈등조정위원회 중재를 재차 요청했다.
또 장현저수지 수질 개선사업 설명회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길어올린 물을 직접 마셔보는 등 발전중단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강원도, 평창군과 도암호 유역 부유쓰레기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환경을 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정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현저수지에서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고 마치 수돗물 같았다”며 “강릉시민들이 실제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모두 좋아할 것이다”며 기대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강릉수력발전소는 남한강 최상류인 평창군에 있는 송천을 도암댐으로 막은 뒤 인공수로를 통해 강릉쪽으로 물을 보내고 발생하는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낙차는 640m로 국내 최대다.
발전용량은 82MW로 연간 1억8천만 K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강릉시 가정용 전력 소비량의 80%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