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다음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2에 탑재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AP 확보 차질 빚나, 노태문 판매흥행 빨간등 앞에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23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갤럭시S22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2200을 애초 계획보다 적게 탑재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렛츠고디지털과 폰아레나 등 IT매체들은 최근 여러 팁스터(내부정보 유출자)들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4나노미터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엑시노스2200을 충분하게 생산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설계한 뒤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생산된 반도체를 무선사업부에서 스마트폰에 활용하는 구조다.

엑시노스220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다음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올해 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다음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도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 및 관련 공정의 성숙도와 관련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가 정말 수율문제를 겪고 있다면 노태문 사장으로서는 갤럭시S22 시리즈의 사업전략과 관련해 머리 아픈 상황을 마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가 미국 퀄컴의 다음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98의 생산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엑시노스2200의 생산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노 사장은 미국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98의 탑재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의 수율이 문제라면 노 사장은 엑시노스2200뿐만 아니라 스냅드래곤898 역시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이는 노 사장이 갤럭시S22 시리즈의 판매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 사장에게 갤럭시S22 시리즈의 흥행은 절실하다.

2020년 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이끌며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S21 시리즈의 출시를 지휘했는데 두 시리즈 모두 판매성과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노 사장이 무선사업부를 이끌기 전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를 해마다 3천만~4천만 대가량 팔아 왔다. 그런데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S21 시리즈는 모두 판매량 3천만 대 이하의 제품군으로 분류됐다.

이런 상황에서 엑시노스2200은 갤럭시S22 시리즈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동안 엑시노스 시리즈의 약점으로 꼽혔던 그래픽성능이 개선됐다는 점에서다.

벤치마크(성능평가) 플랫폼 긱벤치(GeekBench)를 통해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엑시노스2200은 그래픽성능이 전작 엑시노스2100보다 최대성능 기준 31~34%, 지속성능 기준 17~20%가량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시리즈와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2대8, 또는 3대7 수준으로 섞어 탑재해왔다.

삼성전자 IT기기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2에서 엑시노스2200을 탑재한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공격적 판매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노 사장으로서는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엑시노스2200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게 되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 조짐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퀄컴 스냅드래곤898의 확보조차 쉽지 않다면 갤럭시S22 시리즈의 판매흥행 가능성이 경고등이 켜지는 것과도 같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의 수율 향상 추이를 지켜보면서 갤럭시S22 시리즈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구성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기기 전시회 ‘MWC2021(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고려하면 노 사장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출시 2~3개월 전에 부품 탑재계획이 확정되고 양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