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몸집 불리기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7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부펀드인 공적투자펀드(PIF)를 세계 최대규모의 국부펀드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해외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한국증시에도 대규모의 투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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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 |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매체인 사브크에 따르면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1일 공적투자펀드의 운용자산을 2조 달러까지 늘릴 방침을 세웠다. 국영 에너지회사인 아람코(ARAMCO)를 이르면 내년에 상장시킨 뒤 지분 일부를 매각해 공적투자펀드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유가에 따른 경제악화를 국부펀드의 해외투자로 상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하마드 부왕세자는 공적투자펀드의 해외투자 비중을 현재 5%에서 2020년 5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동 국부펀드 가운데 아부다비국부펀드는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연 6~7%대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아부다비국부펀드와 유사한 운용전략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부다비국부펀드가 자산을 투자한 지역들을 살펴보면 북미가 35~50%, 유럽이 20~35%, 신흥시장이 15~25%, 아시아 선진국(호주, 뉴질랜드, 일본)이 10~2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신흥시장으로 분류된다.
김 연구원은 “공적투자펀드가 아부다비국부펀드와 같은 비율로 신흥시장에 투자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은 약 2%일 것”이라며 “노르웨이 등 산유국 국부펀드들도 한국에 전체 운용자산의 2%를 투자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공적투자펀드가 운용하는 전체 자산의 2%는 400억 달러(약 46조3천억 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적투자펀드에서 해외주식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릴 경우 한국 증시에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적투자펀드가 최근 한국 상장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사우디아라비아발 자금 유입의 가능성을 높인다. 공적투자펀드는 지난해 7월에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1조2천억 원에 사들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