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11-11 10:44:34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놓고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거시경제전문가 7명과 만나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의 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반면 일부의 생산, 물류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을 통해 확산됐기 때문에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 상황과 관련해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로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로 카드지출액과 같은 고빈도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과 음식 등 대면서비스의 소비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어려움도 내보였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공급병목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고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디지털화, 저탄소경제로 전환,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는 기업활동뿐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2022년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해 가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